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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쪽대본과 살인적 촬영스케줄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kbs는 전날 펑크 난 촬영 때문에 방송을 못 보낸다고 했다. 이게 바로 쪽대본과 살인적 촬영스케줄을 말해주고 있는 거 아닌가?

kbs는 '스파이명월은 제본된 대본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사전적으로 쪽대본은 아니라는 얘기다. 

문제는 쪽대본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살인적 촬영스케줄이다. 제본된 대본이 스탭과 연기자들에게 피로회복제라도 된다는 말인지. 제본이 부적이라도 된다는 건가?

KBS는 또 촬영을 펑크내고 잠적하는 것은 공인의 자세가 아니라며 한예슬을 비난했다. 이건 다른 얘긴데 그러면 친일파 백선엽과 독재하다 쫓겨난 이승만의 다큐멘터리를 제작방송하는 kbs는 공영방송의 자세일까?

누가 더 몰상식한가? 촬영조건에 불만을 품고 미국에 간 한예슬인가 방송 하루전에 촬영 못했다고 방송 못 보내는 방송사인가?

글로벌 기준으로 본다면 kbs가 더 기이하고 몰상식에 가까울 것이다. 공영방송이 하루도 알 수 없는 기획으로 수천만 시청자를 상대하는 드라마를 만든다는 건데 도대체 다른 나라에선 이런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한예슬이 멋대로라는데 그건 연예인 노동자의 파업이라 볼 수 있다. 거대한 조직에 맞서 스스로 권리를 지켜야 하는 연예인이 할  수 있는 저항중 잠적만큼 효과적인 건 없다. 한예슬은 지금 강력한 파업을 실행하는 중이다. 

출연료를 많이 받는 한예슬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출연료와 현장의 열악한 조건에 대한 저항은 상관이 없다.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인간의 기본권을 살 수는 없다. 인간이 누려야할 기본권은 출연료와 상관없다. 

16일 하루종일 한예슬을 비난하는 기사들이 쉴새없이 뜨더니 급기야 오후엔 드라마 스탭들이 집단으로 한예슬의 인간성까지 거론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약자의 비열함이란 게 이런 모습 아닐까? 아무리 인간성이 안좋다해도 어떻게 집단이 공개적으로 한 인간을 이렇게 모욕하고 매도할 수 있나? 이들을 보고있노라면 처음으로 저항의 깃발을 든 사람을 지켜보다 뒤에서 노려보는 권력자의 눈길에 두려움을 느껴 깃발을 향해 돌을 던지는 비열한 약자들이 떠오른다.
 
촬영조건 개선에 대한 한예슬의 요구는 틀리지 않다. 그런데 kbs는 이 문제를 시청자가 확인할 길이 없는 인간성 문제로 연결시켜 한예슬을 공격하는 비열한 짓을 하고 있다. kbs는 언론플레이를 통한 한예슬 죽이기를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한국에서 인간성의 범위는 너무나 큰 것 같다. 밤샘에 군말없어야 하고 윗사람에 무조건 끌려다녀야 하고 그러면서 불만은 입밖에 내지말아야 인간성 됐다는 말을 쪼끔 듣는다. 한국은 강자의 기획 부족과 계약 불성실 이행까지 인간성에 포함시킨다. 

한예슬의 저항은 이런 강자 위주의 관행들을 계약이란 부분에 넣어 한국에서 인간성의 의미가 제대로 통용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예슬의 저항은 그렇기 때문에 약자에게 의미를 가지는 한진 85호 크레인, 제주 강정, 유성의 저항과 다를 바 없는 우리의 저항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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