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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정문을 완전 공사판으로 만들어 버린 부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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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정문 모습입니다. 학교다운 모습이 아닙니다. 딱 보이는 거라곤 공사장의 가림막뿐입니다. 어딜 둘러봐도 배움의 터전다운 교정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른 쪽은 착공 당시 영화관과 쇼핑몰이 입주한다해서 자본의 대학 내 침투라며 말이 많았던 효원굿플러스입니다.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에 연면적은 5만4000㎡인 아주 큰 건물입니다. 2009년 초 쯤 완공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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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바로 보이는 가림막은 예전에 운동장이었던 곳으로 아래에 주차장을 만들어 다시 연다고 합니다. 이 공사는 올해 6월 경에 완공될 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올 6월까진 공사장 가림막이 부산대학교의 얼굴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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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을 지나 학교로 들어서면 가림막이 이제 시야을 완전히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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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좀 더 올라와서 아래를 보니 완전 공사판입니다. 길을 압박하는 양 공사현장 사이로 레미콘이 지나가고 덮칠 것 같은 크레인 두개가 하늘에 걸려 있습니다.

두 공사현장은 부산대학교의 얼굴인 정문에 위치해 있습니다. 부산대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곳들을 지나칠 수밖에 없습니다. 밖에서 정문을 바라보면 바로 이 두 곳만이 보이는데, 여기에 공사판을 벌여놓으니 밖에서 바라본 학교가 가림막만이 보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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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안내판으로 본 공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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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봐도 엄청난 공사현장. 앞쪽이 주차장 공사현장이고 뒤의 고공 크레인이 설치된 곳이 효원플러스 공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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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중간에 길게 뻗어 있는 공사가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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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도 안되는 간격으로 레미콘차량이 대학을 들락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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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막아선 공사차량.

 

두 현장을 함께 진행해서 공사부하가 걸린 대학 구내는 오가는 공사차량 등으로 정신이 없습니다. 대학의 얼굴을 가린 가림막도 불편하지만 이 육중한 공사차량들이 만드는 교내의 모습도 문제입니다.

대학의 얼굴을 전부 공사 가림막으로 가렸다는 것은 문화적 훼손입니다. 이 사회 문화의 보루인 대학으로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곳으로서 이런 문화적 훼손에 대해 대학은 조심하고 고민 했어야 합니다. 최소한 공사를 순차적으로 한다던가 하면서 그 고민의 결과를 보여주는 노력을 했어야 합니다. 그렇게해서 학생들에게 문화의 가치와 배려를 배우게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부산대학교는 대학의 얼굴을 모두 가려버렸습니다.

어쩌면 공사판을 질질 끄느니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냐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건설을 집중함으로써 희생 당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두 공사가 집중되는 시기에 학교를 다닌 학생은 1년 정도 제 모습이 아닌 학교를 다녀야 합니다. 그 전과 이후에는 누리는 혜택을 그들은 1년간 모두 빼앗기게 됩니다. 대학당국이 정말 "앗싸리 한꺼번에 하자"라는 맘으로 동시에 공사를 진행했다면 더 문제입니다. 그건 "그걸 못참냐"며 누군가의 희생을 아무렇게나 요구하는 배려는 조금도 고려치 않는 과거 독재시대의 정신에 바탕을 둔 구시대적 작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두 공사를 순차적으로 했다면 부산대학의 정문이 지금과 같은 흉물스런 모습은 아니었을 겁니다. 정문 중간의 가림막을 피해 옆에 우뚝 선 체육관을 바라봤을테고, 그 이후에 체육관 공사를 했다면 정면의 새로 단장한 시원한 시야를 즐겼을 겁니다. 학생들도 학교 입구에 위치한 그 거대한 터를 공사판에 모두 빼았기지 않고 번갈아 누리면서 보다 넉넉한 학교생활을 즐겼습니다. 완전하진 않지만 그래도 학교가 제공하는 문화적 혜택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효원굿플러스 공사는 2년이고 주차장공사는 1년입니다. 순차적으로 하기 위해선 1년만 기다리면 됩니다. 그런데 그 1년도 못 기다려 대학의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학생들에게 그 공간을 빼앗은 대학당국의 태도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짐작은 됩니다. 거대한 쇼핑몰과 영화관이 들어서는 효원굿플러스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대규모 주차장이 필요했겠죠. 효원굿플러스 준공되기 전에 주차장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주차장 먼저 만들고 나중에 만들려니 자본의 효율성이 문제였을 겁니다. 그걸 기다려 분양하다 보면 수익이 나올 수가 없죠. 또 순차적으로 하는 것보다 두 공사를 한꺼번에 하는 것이 비용도 적게 들었을 겁니다.

학생들이 영화관과 쇼핑몰을 애태우며 기다리진 않을 겁니다. 학생들이 주차할 주차장이 모자란 것도 아닐겁니다. 학교의 정문 앞에 두 개의 대규모 공사가 무리하게 동시에 진행되는 것은 결국 학생의 필요가 아닌 자본의 요구였다는 거죠. 그리고 학교는 그 과정에서 학생에 대한 배려와 교육당국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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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은 효원굿플러스와 주차장만이 아니었습니다. 위 쪽에 기숙사와 체육관, 미술관 공사가 한창입니다. 정문 앞의 두개 공사를 포함해서 눈으로 확인한 공사만 5개입니다. 이거야말로 이판사판 공사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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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공사를 하려는 모양입니다.

부산대학교 그냥 토건대학으로 바꾸심이 어떨런지요. 부산토건대학으로 불러드릴까요? 아니 '자본의 대학'은 어떨까요? 학생보다 자본을 우선 배려하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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