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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런데 새해가 새해 같지 않습니다. 지난 밤 악몽을 보았기 때문일 겁니다.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막지못한 야당의원의 절규가 2009년 마지막 밤에서 2010년 새해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새해가 반갑지 않은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2008년 새해는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이었습니다. 2009년엔 제야의 종 앞에 울린 시민들의 구호에 들떴습니다. 그러나 올해 새해에 본 건 절규와 냉소 뿐입니다. 새해를 끄고 싶었습니다.

'기대'보다는 '견디기'가 더 생각나는 새해입니다. 올해에는 2009년 연말의 그 악몽을 얼마나 봐야할까요. 얼마나 견뎌야 2010년이 지나고 2011년이 지나 2012년이 될까요?

항상 새해엔 1년이란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까 생각해봅니다. 금주를 하겠다. 책을 한달에 몇권 읽겠다.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팀이 4강에 들었으면 좋겠다. 

2010년을 맞이하면서 이런 생각을 전혀 해보지않았습니다. 이런 생각 자체가 낳설게 느껴졌습니다. 채우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새해였습니다. 

예전엔 우리가 명령했습니다. 제대로 못알아듣는다며 답답하다고 손가락질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명령합니다. 그것도 제대로 못하냐며 우리에게 손가락질 합니다. 

2년 간 그들은 우리에게 명령에 복종하는 훈련을 시켰습니다. 저항해봐야 쓸데 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빠져들어 점점 그들이 시키는대로 움직이고 그 안에서 뭔가를 기대하고 말게 됩니다.  

이 곳은 우리의 세상이 아니라 그들의 세상입니다. 채우는 순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들이 가져갈 것입니다. 그들의 세상에 우리가 무엇을 채우겠습니까? 빨리 그들이 떠나길 바랄 뿐입니다.(일제시대도 이렇게 힘들었을까요?)

1년이란 단위는 이제 지워졌습니다. 2008년 이후 5년 단위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짧은 봄을 지나 이제 폭염의 계절로 접어들었습니다. 지쳐 쓰러질 것 같습니다. 가을만을 기다립니다. 2010년 6월이면 가을이 올까요? 짧은 겨울을 보내고 2012년 초엔 완연한 봄으로 들어서게 될까요?

지금은 2008년 7월입니다. 곧 폭염이 내리 쬘 겁니다. 지치지 마세요. 견디세요. 가을의 신선한 바람이 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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