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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부터 아이 둘 다 몸에서 열이 조금 납니다. 기침은 안하는데 목이 아프냐고 물어보니 약간 그렇다고 합니다. 아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저를 처다봅니다. "신종풀루면 어쩌지?" "뭘 이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밤새 걱정한 것 같습니다. 아침을 차려주던 아내가 한마디 단디 던집니다. "밥먹고 빨리 보건소 갔다온나" "블로그 글 좀 적고"라고 말하려다 또 불벼락이 떨어질 것 같아. "예"하고 대답했습니다. 나중에 아내께 잘 말씀드려 같이가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는 보건소입니다. 보건소 접수대에서 아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열이 나고 목이 아프고요 감기인 것 같기도 하고."

접수요원이 금방 눈치 챕니다.

"신종풀루 때문에 오셨어오."

"아 예"





약간 머뭇거리며 대답하는 아내에게 접수요원이 곧바로 종이 한 장과 마스크를 내놓습니다. 종이에는 3층 옥상의 정자로 올라가라는 안내가 적혀있었습니다. 신종풀루의심환자는 격리 검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한 조치이지만 막상 당해보니...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의 격리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옥상에 올라가자 정자 위에 이런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신종풀루 검진을 받는 것입니다. 

 


예전부터 마스크만 보면 끼고싶다고 하던 아이들은 지금 이 상황에 신이 났습니다. 잘 맞지않는 커다란 마스크를 입에 두르고 폴짝폴짝 뜁니다.




담당의사는 우리가 올라오기 직전 식당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환자가 올라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의사는 곧바로 발길을 돌려 우리에게로 왔습니다.

먼저 아이들의 귀에 체온계를 대고 열을 쟀습니다. 그러고나서 아이들에게 기침을 하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기침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체온도 재보았습니다. 정상이었습니다. 검진 결과 아이들은 신종풀루가 아니었습니다. 의사의 얘기에 따르면 신종풀루는 일반적인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열도 높지 않았고 기침도 하지 않았으며 독감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증상이 약했습니다.  

최근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 아이들이 간 적 있냐고 물어 22일부터 방학이라 그런 적은 없다고 대답하니 그렇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고 합니다. 신종풀루는 스치는 정도가 아닌 사람들이 많이 모인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 감염이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의사는 걱정되면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했습니다.




검진을 하고 의사의 얘기를 듣고나니 약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10분만에 아내의 신종풀루 걱정이 말끔히 해소되었습니다. 혹시 걱정이 된다면 한 번  다녀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조금 외딴 곳으로 안내하더라도 놀래지는 마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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