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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사건 조사 결과를 보니 이건 사법부가 아니라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재판상조'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

나라 운영하시는데 힘드시죠? 뭐 좀 맛있고 싼 미국소고기라도 먹여줄라면 먹고 죽을 확률이 몇천만분지1이다 하며 까다롭게 굴죠? 평생 소고기 제대로 처먹지도 못하는 것들이 몇천만명 중 1명 죽을 각오도 안하고 먹겠다는 거 보면 참 배가 처불렀다싶죠. 이렇게 지 주제 모르고 날뛰는 시민들을 저희 재판상조가 깔끔히 처리해드립니다. 시위한다고 도로에 발만 디뎠다 하면 저희들이 가비얍게 100만원 때려드립니다. 쓰레기 버린 놈들 있다고요. 그런 건 바리 구속이죠. 논리파탄? 상식파괴? 우린 그런 거 신경안씁니다. 판결 내리면 끝입니다. 바로 뽑아주세요.

사법부가 재판상조가 되었으니 재판정 풍경도 좀 달라질 것 같다. 어파치 이메일로, 전화로 정해진 판결이라면 괜한 기대를 가지고 고분고분할 필요가 없는 거다. 앞으로는 재판정이 법정투쟁의 장이 되는 장면을 흔하게 볼지도 모른다. 재판은 구호와 투쟁가로 시작하고, 피고인의 진술은 검사와 판사를 향한 훈계가 될 것이다. 판검사가 질문하면 파탄난 논리를 조롱하는 답변이 나올 것이다. 재판상조의 시대엔 이게 피고인에게 이득이다. 당장 형량 줄이는 것보다는 양심수가 되어 박수받고 후일을 도모하는 게 나은 것이다.

나라 운영하는 데엔 재판상조 하나만으로는 힘들다. 다른 상조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먼저 경찰상조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찍힌 사람을 델고 온다. 검찰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구속논리를 만든다. 그리고 법원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구속논리에 도장을 찍어준다. 오호! 이땅에 기독교원리의 구현인가? 사법부가 상조 삼위일체를 만들었네. 

삼위일체 상조 외에도 정권을 떠 받치는 외곽 상조들이 있다.

언론상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상대를 좌파로 매도하는 여론몰이를 해준다. 정권을 공격하는 건 무엇이든 좌파 빨갱이다.

관료상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준다. 논리로 정책을 세우는 게 아니라 받아적어 정책을 세운다. 

라이트상조. 이건 고발전문상조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정권을 비판하는 단체를 고발한다. 얘들이 넘기면 삼위일체사법상조에서 다 알아서 처리한다.

알바상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반대여론을 차단한다. 좌빨과 노빠 등의 단어 서너개로 한창 올라오는 인터넷 여론을 덮어버린다.

그리고 가장 오래된, 이들 상조의 원천인 지역상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이름만 걸면 지지해주는 지역상조. 궁금하다 정말 한번 막대기를 세워보자. 과연 지역상조에서 지지할지 어떨지 보고싶다.

곧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투쟁하는 운동권 상조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반대쪽에서 보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구속시키는 운동권상조. 

상조시대에 상조 하나 가입 안하고 살라니 참 불안하다. 어떤 상조를 가입할까? 블로거상조는 없을까?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블로거 보호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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