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볼 때마다 항상 불만스러웠다. "아유 저 거미줄 좀 걷어내면 정말 시원할건데." 도시 어딜 가도 저렇게 아무렇게나 감겨져 있고 늘어져 있는 저 굵고 검은 선들이 하늘에 걸려 있었다. 잠시 집앞에 들린 후배에게 따져 물었다. "야 저 거미줄들 좀 땅 속에 묻으면 안돼냐?" 이 친구는 지말로 전기쟁이다. "안돼요." 어랍쇼. 생각지 못한 대답이었다. 난 지중전선화에 대해 동의를 얻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듣고 싶었다. 얘가 지 밥줄 때문에 이런 입장인가? 전봇대에 매달려 돈 버는 일은 안하는 걸로 아는데... "땅에 묻으면 전선 관리가 안돼요. 일본에서도 땅에 묻었다 불이나서 다 탔다 아이요. 땅에 묻는다고 다 좋은 줄아요. 땅에 묻는 비용도 장난 아이요." 듣고 보니 맞았다. 도시의 경관과 문화를..
19일과 21일자 동아일보 1면입니다. 대불산단의 전봇대 기사기 1면에 사진과 함께 이틀 연달아 올라갔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대불산단 전봇대사건으로 나태한 관료주의를 호통치는 지도자의 시원스런 모습을 국민에게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나 이명박 당선자의 국민적 인기를 띄우는데 대불산단 전봇대가 기여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전봇대사건이 이명박 당선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모를리 없는 언론사로서 이 사건을 이틀 연달아 사진과 함께 톱으로 실은 것은 언론사가 아니라 홍보지란 말을 들어도 할말이 없는 행태입니다. 전봇대를 뽑아야 할 곳은 대불산단이 아니라 동아일보의 1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명박 당선자에게 우호적인 다른 보수언론과 비교해도 동아일보의 대담한 편집은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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