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집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6.25 종전 다음 해인 1954년에 해방 10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책입니다. 책 맨 위에 "희망별책"이라고 쓰인 걸로 보아 희망이란 잡지의 별책부록으로 나온 책인 듯 합니다. 책은 해방 후 10년 간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몇 줄 읽어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해방 후10년 간의 역사도 알 수 있지만 그 역사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시각도 알 수 있었습니다. 옛날 책을 읽는 재미가 바로 이런 층위를 읽는 재미일 것입니다. 본격적인 읽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먼저 400여 페이지의 책을 대강 훑어봤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광고였습니다.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재밌는 삽화와 글귀가 상당한 읽기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54년 전 광고의 대부분은 의료광고..

"하지만 의료서비스의 경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와 그것을 구매하는 환자 사이에 뛰어넘을 수 없는 지식과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이 의료시장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은 하늘나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독점하는 성직자들고 그들에게 영혼구원의 전권을 넘겨야 하는 신도로 이뤄진 종교시장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의 효율성과 역동성의 기초가 되는 흥정을 병원에 가서 의사와 해본 이가 얼마나 되는가. 컴퓨터 단층찰영을 하라면 해야한다. 항암제를 먹으라면 먹어야 한다. 배를 째고 장을 들어내자고 하면 째고 들어내야 한다. 살려만 다오. 시키는 대로 다 할 것이며, 돈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기능할 것이라고 믿는 이가 있다는 것이 놀라울뿐이다." (홍기빈의 한겨레21 '증..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