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스포일러에 경기 일으키는 분은 안보시는 게 좋습니다. 스토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리뷰입니다. 세상은 멸망했다. 나무는 불타고 동물들은 사라졌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바다는 파란 빛을 잃었다. 세상에 남은 건 가장 지독한 동물인 인간 뿐이다. 인간만 남은 세상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까? 남은 음식으로? 그것이 떨어지면? 폐허가 된 세상에서 인간은 남아있는 인간을 먹고 산다. 부모가 자식을 먹고 덜 굶주린 자가 더 굶주린 자를 먹는다. 약자인 아이들과 여자는 이 세상에서 거의 사라졌다. 아이를 본 노인이 정말 오랜만에 봤다며 놀라워할 정도이다. 그 폐허의 세계에 아버지와 아들이 길을 간다. 이들은 착한 사람이다. 왜 착한 사람이냐면 아직 사람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쁜 사람은 사람을 먹은 사람이다...
오후 7시 서면쥬디스태화 백화점 앞입니다. 여기가 부산서면의 '만남의 광장' 쯤 됩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민들 뒤로 경찰차가 한대 보입니다. 촛불을 마중나온 경찰입니다. 부산엔 어제처럼 그제처럼 그그제처럼 이날도 촛불이 타올랐습니다. 집회 예정 장소에서 집회의 시작을 기다리는데 부경아고라의 프래카드가 나타납니다. 꼭 집회의 시작 신호처럼 아고라는 이렇게 항상 먼저 나타나서 시민들 앞에 섭니다. 이제 부산에서 '부경아고라'란 이름만 봐도 고개가 숙여집니다. 혹시 모금통이 보이면 슬쩍 다가가서 만원짜리 한장 집어넣는데 그럴 땐 뿌듯한 마음보다 미안한 맘이 듭니다. 뭘 해도 그들보다 당당해질 수는 없다는 생각만 듭니다. 뒤이어 초를 준비하는 시민들의 모습. 7시30분을 조금 지나자 어느새 200여명의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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