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초등학교 6학년부터였던 거 같습니다. 벌초하는 날 아침이면 아버지가 저를 깨우셨습니다. 늦잠을 기대한 일요일 아침 아버지의 기상 소리가 반가울리 없죠. 몇년 뒤엔 동생도 같이 깨워졌는데 아버지의 기상 소리가 몇차례 더 들려오는 동안 동생과 저는 이불속에서 아버지 흉을 보았습니다. 다른 집 애들은 벌초하러 같이 안 간다는데 우리 아버지는 왜 우릴 꼭 이렇게 데리고 갈려고 하냐며 투덜댔습니다. 그러나 일요일 아침의 늦잠을 놓쳐 불평하는 우리와 달리 동생과 저를 뒤에 데리고 길을 나서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약간 들떠보였습니다. 집안 선산은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있습니다. 버스정거장 서너개만 지나 내려 20여 분 걸어올라가면 되는 곳입니다. 그 길을 가면서 아버지는 당신의 어린시절 흔적들을 찾아내 들..
여행/국내
2011. 10. 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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