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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넷 검색으로 과연 그런 지식이 나올 수 있을까?

미네르바의 체포를 지켜본 적잖은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다. 미네르바를 뛰어난 경제스승이라 말한 김태동교수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읽은 미네르바의 글은 (금융) 현장에서 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쓸 수 없는 글"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가 인터뷰한 한 전문가도 이번에 체포된 미네르바에 대해서 의심을 감추지 못한다.


"미네르바가 쓴 초기 경제전망은 제도권 애널리스트들도 알지 못하는 데이터로 작성된 리포트였다"며 "블룸버그나 로이터 통신 등을 끼고 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검찰이 미네르바의 글을 읽기나 했는지 궁금하다"며 "무직자가 독학해서 쓸 수 있는 내용이 아니어서 (검찰이) 아무나 잡고 끝내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드러냈다. ("독학으로 쓸수 없는 글" vs" 인터넷 정보면 가능")한국일보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지식엔 한계가 있다. 미네르바는 소신을 가지고 썼다지만 소신과 열정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정보가 분명히 있다. 미네르바가 아고라에서 펼친 글도 전문성 높은 정보를 일반인이 알기쉽게 풀어놓았기 때문에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열광한 것이다. 전문가를 그렇게 철저하게 오래 속인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2. 왜 체포된 미네르바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하지 않았을까?

보통 사람은 유명세를 타면 일부 지인에게라도 그 사실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그러나 미네르바라 주장하는 박씨는 자신이 미네르바라는 사실을 철저히 숨긴 듯하다. 기사에 의하면 체포된 박씨의 동생도 박씨가 미네르바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아직 지인 중에 박씨가 미네르바라는 걸 알았다는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30대의 남자라면 인정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할 때인데도 그렇게 자신을 누구도 알지 못하게 숨겨온 평정심이 대단하고놀랍다.

더 의문스런 것은 미네르바가 경제적으로 곤궁하고 직장을 걱정하는 처지에 있었으면서도 자신의 유명세를 전혀 활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네르바가 추천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미네르바의 글이 담긴 책이 인터넷을 통해 저작료도 없이 팔리고 있었다. 대학교수와 전문가들이 공개적으로 존경한다는 말까지 보낸 미네르바다. 만약 그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본격적으로 책을 출판했다면 억대의 수익은 가능했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책 뿐 아니다. 방송이나 언론사 그리고 금융사에서도 그에게 손을 뻗쳤을 것이다. 그러나 미네르바는 이렇게 자신 앞에 차려진 좋은 기회를 내던지고 평범한 직장에 출근할 날짜만 꼽고 있었다. 이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태다. 


3. 왜 체포된 미네르바는 50대라고 속였을까?

왜 미네르바는 자신의 정체를 숨겼을까? 이번에 알려진 미네르바는 인터넷에서 자신을 그렇게 철저하게 속일 필요가 없었다. 관련 분야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30대라고 밝혔다고 해도 알아 챌 사람은 없었다. 그의 문체나 글의 정황에서 미네르바임을 알아챌 동료나 지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대 졸업한 백수라는 그의 스펙 자체가 자연 엄폐물이었다. 오히려 더 통찰력 높은 글을 쓰는 게 자신을 숨길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미네르바는 50대를 자처하면서 자신을 숨겼다. 그의 글을 보면 군 제대 후 애국청년단에서 2년 간 일했다는 부분도 나오는데 이런 사실까지 조사해가며 어렵게 자신을 숨기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30대로 50대를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왜 그런 무리한 시나리오를 택했을까? 자신을 숨기는데 그렇게 공을 들일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4. 왜 체포된 미네르바는 신동아 인터뷰를 부정하지 않았을까?

미네르바는 30대인 자신을 50대로 속일 정도로 자신을 숨기고 싶어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체포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네르바는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부인했어야 했다. 신동아와의 인터뷰로 인해 미네르바는 실체적 권위까지 얻게 되었다. 정부로서는 신동아와의 인터뷰로 미네르바가 점점 압박하는 느낌도 받았을 것이다. 신동아 인터뷰는 미네르바의 신변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었다. 미네르바가 자신을 숨기고 싶었다면 신동아 인터뷰를 부인했어야 했다. 그러나 미네르바는 그 사건을 인터뷰 이후에도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에게 그 인터뷰가 자신을 것임을 인정한다는 신호를 주는 듯 했다. 30대로서 50대를 연기할 정도로 자신을 숨기고 싶어하는 미네르바로서는 너무 허술한 대처가 아닌가?


5. 왜 검찰은 박씨가 미네르바라는 증거로 경제전망을 쓰게 했을까?

검찰은 미네르바를 체포했고 그의 집도 알고 있다. 박씨가 미네르바임을 증명하는 게 검찰로선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정도의 전문적 지식이라면 그의 집에 분명히 증거가 널려 있을 것이다. 그의 집에 있는 경제학 서적을 사진 찍어 보여줘도 검찰이 미네르바의 진위에 대한 여론에 대해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그의 집에서 그가 끄적거린 경제 관련 낙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그런 간단한 방법 대신 억지스런 경제전망을 쓰게 했다. 오히려 그가 쓴 경제전망 글의 허술함이 더 의심을 사고 있다. 왜 이런  이런 식의 어렵고 희안한 증거를 시도했을까? 박씨는 왜 이런 증거에 순순히 응했을까?


6. 체포된 미네르바의 글이 아고라의 미네르바 글과 너무 차이가 난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만약 이것을 그 사람이 직접 썼다면 이 사람은 김태동 교수가 존경한다는 그 미네르바가 맞다. 쓴 표현은 거칠지만 포인트는 잘잡았다"고 호평했다.
김 팀장은 "특히 중국과 자영업자를 포인트로 삼은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는데 실제로 현재 금융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이 두가지다"고 말했다
.<미네르바 경제식견에 평가 엇갈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일부 전문가 중에선 미네르바의 글을 격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어제 공개된 미네르바의 글이 현학적인 티를 낼려고 한 대학 1학년 생의 글이라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같은 기사에서 인터뷰 한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도 "대학교 1학년 학생이 경제원론을 듣는 과정에서 리포트를 제출한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흘려쓰는 게 있긴 했지만 의미를 놓치진 않았다. 미네르바의 글은 분명하고 명쾌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미네르바의 글은 도대체 전달할려는 의미가 불분명하고 전문용어만 나열되어있다는 느낌만 받는다. 경제전망에서 보여준 글쓰기를 하는 미네르바가 아고라에서 그렇게 명쾌한 설명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글문이라는 게 있는데 어제 공개된 미네르바의 경제전망 글은 미네르바의 글문이 아니라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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