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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문제법안 국민에 고통"


탁월한 시점 선택이었다. 

mb법안은 박근혜계에도 정치적으로 불리한 법안이었다. 총선이 끝나고 가장 먼저 고초를 겪은 쪽은 친박연대였다. 차기를 놓고 친이계와 친박계가 다툴 수 있는 순간이 또 올 것이다. mb법안 내의 몇개의 정치적 법안들이 결정적 순간 친이명박계를 위해 작동할 것이라는 건 예상해볼 수 있었다. 

박근혜계에도 중장기적으로 위험한 이 법안이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하는 기습작전에 의해 통과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몇차례 경찰력을 시험한 한나라가 보다 강력한 수단을 강구할지 모른다는 추측이 있었다. 김형오의장의 직권상정 자제 발언이 있은 뒤에도 그런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그래서 민노당의원들은 끝까지 로텐더홀을 사수하려 했던 것이다.

박근혜로서는 자칫하면 버스 지나가고 손흔들지 모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급한 맘에 함부로 내뱉을 수도 없었다. 친박계의 몽니라는 친이계의 비판이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먹혀들어서도 안되었다. 버스는 안지나가고 상대의 뒷말은 감당할 수 있는 시점이어야 했는데 그게 바로 김형오의장의 직권상정 자제 발언과 이번 회기가 끝나는 1월8일 사이의 순간이었다. 박근혜는 아비규환의 정치판에서 끝까지 기다리다 이 순간을 잡은 것이다. 물론 박근혜가 이런 탁월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데엔 여당 내의 반대파라는 정치적 입지의 유리함이 크게 작용했다.


"의장이 정치쇼" 불만 쏟아내는 청와대


시점 선택은 박근혜 말에 최고의 무게를 실었다. 친이계의 비판에 시달리던 김형오의장은 박근혜의 발언 이후로 부담을 완전히 덜었다. 박근혜의 발언으로 친박계의 협조를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친이계 쪽이 주도하는 기습작전의 우려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숨을 돌린 민주당은 본회의장 철수까지 결정했다. 박근혜의 발언이 김형오의장의 발언 이후 불안했던 상황을 완전히 종료시키고 MB법안 시즌2로 넘어가게 한 것이다.


이명박정권은 치명타

이번 mb법안 사태가 한나라당엔 크게 타격을 입히지 않은 것 같다. 친이계의 무리한 법안통과는 민심의 비판을 받았지만 친박계의 정치력은 민심의 동요를 자제시켰다. 친이 정치인들이 강공실패로 까먹었지만 박근혜계가 그만큼을 만회하면서 본전치기 했다.

장기적으로는 한나라당에게 이익이 될지 모른다. 올해 돌발사태를 경고하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일단 그 가능성은 낮추는 효과를 만들었다. 박근혜는 국민들에게 한나라당 내에 정치가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한나라당 내의 박근혜 경로는 이명박정권에 집중된 정치압력을 해소하여 한나라당을 향한 폭발적 에너지의 축적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사태에서 패자는 한나라당이 아닌 이명박정권이다. 가장 뼈 아픈 패배는 이명박정권의 트레이드마크이며 유일한 정치력인 '밀어부치기'의 실패이다. '밀어부치기' 정권이 '밀어부치기'를 실패했다는 것은 치명타 중에 치명타이다. 이 정권에 남아있던 유일한 정치력의 원천인 밀어부치기가 실패함으로써 이 정권은 정치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버렸다. 국민들은 이제 이명박정권이 '밀어부치기'도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이제 정치력에 관해서는 당 내의 다른 계파인 친박계에 의존해야할 신세가 되어버렸다. 자초했다. 친박계가 존재하는 여당 내의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야 했는데 주제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쳤다. 밀어부치기 실패 이후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막 달렸다. 도박을 했으니 그 도박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MBC 등의 언론사에게 패배했다는 것도 치명타다. 이명박정권은 이제 조중동을 제외한 MBC 등의 모든 언론을 완전히 적으로 돌려 버렸다. 방송법의 공격을 이겨낸 MBC가 앞으로 어떤 역공을 펼칠치 모른다는 것도 이명박정권에는 공포다. 과거 김영삼대통령도 조선일보를 손보려다 실패하고 이후에 조선일보의 맹공에 시달려야 했다. 그때문에 김영삼은 IMF 이전부터 식물대통령이 되다시피했다. 언론사 손 잘못대다 망신당한 김영삼의 운명이 이명박정권에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방우영 자서전 :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본문 중에서


이명박정권의 밀어부치기가 1년만에 한계에 다달았다. 이제 밀어부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이명박정권도 알고, 야당도 알고, 국민도 알고, 모두 알게 되었다. 앞으로 밀어부치기 정권의 구심력은 급속히 떨어질 것이다. 권력체를 형성했던 집단들은 이제 눈치보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혹시 그럴 수 있다. 친이계 의원들이 이번 도박에서 얻은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고 '밀어부치기' 정권의 힘을 국민에게 증명하기 위해 더 큰 밀어부치기 도박을 시도할 수도 있다. 부탁하는데 아무리 패닉 상태라도 그런 국가적 사태를 담보한 도박을 하지 않길 바란다. 제발 다시 베이스에서 정권을 잘 짜길 바란다. 그게 이명박정권이 사는 길이다. 더 이상 도박은 꿈꾸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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