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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일각에서 경제비상사태를 선포해야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국가적 위기인 현 경제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비상체제를 가동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일단 웃음부터 나왔다. 이 말을 했다는 청와대 관계자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는 개콘 '박대박'을 능가하는 개그감각의 소유자거나 정말 그런 4차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상사태선포는 20%짜리 정권이 할 얘기가 아니다. 비상체제를 이끌겠다며 나설 수 있는 정권은 국민적 지지가 높아 자신감이 충만한 정권이나 독재정권 둘 중 하나이다. 이명박정권은 이 둘중 어디란 말인가?

평범한 정권이 비상체제를 이끌어가겠다고 할 땐 연합정부를 같이 붙여서 하게된다. 비상체제에는 권력의 집중이 필요한데 이건 함부로 허락해선 안되는 것이다. 따라서 집권세력은 비상체제에 대한 국민과 반대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공동의 비상체제, 즉 권력분점을 제안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집권세력인 이명박정부 내에서 비상사태선포 얘기가 나왔다. 상식대로라면 이건 권력분점을 의미해야 한다. 이명박정부가 제안하는 비상체제에 권력을 집중시켜 주는 대신 이명박정권은 국민과 반대파의 불안을 불식시킬 공동의 비상체제를 구성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 흘러나온 비상사태선포가 권력분점이 첨부된 제안은 아닌 것 같다. 이명박정권은 같은 당의 박근혜파도 수용하지 못하는 한나라당 내의 한 계파정권이다. 이명박정권의 반대정치세력에 대한 대응은 현재까지 조금도 변함이 없이 적대적이다. 흘러나온 비상사태선포 앞뒤의 말들도 위기의 두려움만 강조하며 윽박지르는 발언들이었다. 이런 걸 볼 때 이명박정권의 비상사태선포 발언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국가적 합의에 대한 요청이 아닌 자신들에게 힘만 주면 해결할 수 있다는 권력집중의 위험한 요구일 뿐이다.


국가도 위기이지만 정권도 위기이다. 그런데 이 위기의 정권이 국가적 위기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되겠는가? 국가적 위기에 정권의 위기까지 겹쳐 안그래도 위중한 위기는 두배로 무거워지게 된다. 이런데도 지지율 20%짜리 정권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단독으로 비상체제를 주도하겠다고하니 개콘 코미디보다 더 웃긴다고 하는 것이다. 

노무현정권도 20% 지지율의 위기의 정권이었다. 결국 정권의 위기는 탄핵을 부르면서 국가적 정치의 위기로 이어졌다. 한국정치의 위기에서 노전대통령은 대연정을 착안하게 되고 실제 제안까지 한다. 한국정치의 위기에서 20%의 정권으로선 국정운영이 어렵다고 생각한 노전대통령은 대연정이라는 비상체제로 국민적 합의를 모아 국가적 정치의 위기를 돌파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상 위기를 떠들던 한나라당은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전대통령의 대연정제안을 거부했다. 결국 정치적 위기는 지금까지 연장되고 있고 20% 짜리 대통령은 반복되고 있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 참여정부와 이명박정부의 대처는 확실히 비교가 된다. 야당에 의해 거부되긴 했지만 참여정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권력까지 내어놓는 아주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제안을 했다. 반면 이명박정부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국민적 합의는 안중에도 없이 비상사태선포라는, 권력의 집중만을 요구하는 음험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부시는 취임 첫해 '9·11 테러'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테러 발생 45일 만에 '애국법'을 통과시켰다. 자유의 나라 미국은 삽시간에 법원의 허락 없이도 도청과 이메일열람이 가능한 나라가 되었다. 오바마는 취임하기도 전에 대공황에 맞먹는 경제위기를 맞이했다. 오바마는 이 국가적 위기를 돌파하기 공화당인사까지 등용하는 등 여야를 구분하지 않는 인사로 통합의 정치를 펼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 부시는 권력을 모았고 오바마는 국민적 합의를 모으고 있다. 부시는 무지하기로 이름이 나있고 오바마는 언론관계자로부터 저 똑똑한 사람들을 어떻게 당해내느냐는 탄식을 들을 정도로 똑똑함에는 정평이 나있다. 부시와 오바마의 예에서 알 수 있듯 무능한 사람은 힘을 달라하고 유능한 사람은 뜻을 달라고 한다.

오바마는 똑똑하고 부시는 무식하다. 노무현은 똑똑하다 인정받는 편이다. 그럼 이명박정권은? 똑똑한 정권인가 무식한 정권인가? 유능한 정권인가 무능한 정권인가? 상식적 정권인가 비상식적 정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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