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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7일 제11회 정보문화포럼이 부산대 사회관에서 열렸다. 정보문화포럼은 매월 포럼을 개최하고 있는데 11월엔 지역인 부산에서 포럼을 개최한 것이다. 포럼의 주제는 "부산지역 네티즌이 꿈꾸고 만드는 성숙한 정보문화"이다.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의 류한석소장이 발제자로 내려왔고 헬스로그의 양깡님이 지역을 주제로한 발제를 맡았다. 나는 이 포럼에서 3명의 패널토론자 중 한명으로 참석했다.  
 



패널 중 한분이 '블로거의 포털 의존'을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질문을 한 발제자에게 던졌다. 블로그 관련 토론이 벌어지면 자주 나오는 질문인데 이에 대해 적절한 답이 나온 경우는 못본 것 같다. 그런데 이날 이에 대한 나름의 논리가 떠올랐다.

언론사와 블로그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블로그는 브랜드를 가진 미디어이지만 언론사나 포털같은 컨텐츠의 게이트 역할을 하진 않는다. 포털은 게이트이다. 컨텐츠의 유통에 주력한다. 언론사는 게이트이며 컨텐츠 생산자이다. 생산도 하고 유통도 한다. 블로그는 컨텐츠 생산만 한다. 생산한 컨텐츠를 유통하기 위해서는 언론사타 포털 등의 게이트에 의존해야 한다.  

블로그 평가를 위해서도 게이트가 필요하다. 하루에도 수십만개 이상 쏟아지는 블로거의 컨텐츠를 집단지성이 평가하고 고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평가가 불가능하다면 브랜딩도 없다. 언론사나 포털, 메타 등은 영역과 분야 별 블로그컨텐츠의 평가자가 되어 블로그의 브랜드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포털이나 언론사에게 블로그스피어는 컨텐츠의 저수지다. 저수지에서 보다 좋은 컨텐츠를 효율적으로 잘 뽑아먹으면 좋은 게이트가 된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보상을 하는 게이트에 블로거의 컨텐츠는 몰릴 것이고 그 게이트엔 손님이 몰릴 것이다.


포럼이 끝날 때 쯤 했던 얘기인데 실제 말했던 것보단 좀 더 정리되고 내용도 덧붙인 것이다. 

참석자 중 한분이 50대가 인터넷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을 주셨다. 좋은 의견이었다. 그런데 그 의견에 깔린 그분의 인터넷에 대한 인식에 대해선 설명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략 이런 식으로 말씀 드렸다.
 
우리가 인터넷을 미성숙하다고 하는데 생각해봐야 한다. 정말 인터넷이 미성숙한 건지 현실 사회가 미성숙한 건지. 한국은 세계적으로 정치갈등이 높은 나라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된 인터넷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악플의 생산이 많아진 것이다. 악플은 인터넷만 떼어놓고 봐선 안된다. 현실 정치수준과 함께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토론엔 공간이 필요하다. 씨름경기에서 원안에서만 게임을 벌인다면 게임이 진행될 수 없다. 게임이 움직일 수 있는 선밖의 공간도 필요하다. 그런 공간을 모두 없애버린다면 게임이 죽는 것처럼 토론도 죽는다.

또 50대 이상이 인터넷에 참여하면 인터넷이 정화될 거라 보셨는데 특정 세대의 참여가 인터넷 토론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악플은 대개 자기 표현이 서투른 사람들에게서 잘 나온다. 오히려 20대나 30대는 인터넷 상에서 표현이 익숙하기 때문에 악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대처하는데 50대 이상에서 표현이 서툴러 악플로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배움과 훈련이 더 중요하다.


이날 앞에 나선 발표자와 토론자는 총 6분이었다.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의 류한석소장, 코리안헬스로그의 양깡님,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이용재교수 이렇게 3명이 발제를 했다. 동아대 행정학과 한세억교수, 부산일보 최학림 라이프팀장 그리고 거다란닷컴 운영자인 나 커서는 발제된 내용에 대해 패널로서 토론을 벌였다.

류한석소장은 예술과 문화컨텐츠를 통한 성숙한 정보문화 조성 방안을 발제했고, 부산대 이용재교수는 지역도서관 활성화를 통한 성숙한 정보문화 구축, 양깡님은 블로그 활성화와 지역발전 방안에 대해 얘기했다.

가장 호응을 많이 받은 건 양깡님 발제였다. 이날 참석하신 분들은 주로 지역의 중장년층 대상으로 인터넷 사용 등에 대한 강의를 하시는 50대 이상의 분들이 많았다. 인터넷 강의를 하신다지만 장년층들에게 블로그는 아직 낯설수밖에 없었다. 양깡님은 이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자제하고 실제 내용들을 섞어 재밌게 발제를 풀어나갔다. 마지막 순서로 발제했는데 청중의 고개가 제일 많이 끄덕여졌다. 양깡님의 차분하고 좋은 목소리도 한몫한 것 같았다.

평일 낮 시간에 포럼이 열려 직장인과 학생들이 참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블로거는 양깡, 세미예, 미고자라드, 파비, 린포, 나 포함에 6명이었다. 린포님은 충청도 공주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실제 부산경남지역 블로거는 5명이었다. 린포님 포럼참석을 허락하신 담임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포럼이 끝나고 정보문화포럼에서 마련한 간담회가 있었는데 이때 더 많은 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앞으로의 지역모임에 대해서도 좋은 아이디어들도 나왔다. 이날 나온 아이디어 중 반이라도 실현된다면...

11시 20분에 사상역에 도착한 파비님을 태우러 나가서 부산역에 린포님을 또 태우고 부산대로 가서 포럼을 가진 후 간담회를 겸한 저녁을 먹고 양깡님을 교대앞에 내려 드리고 류한석님이 친구 만나러 해운대 가신다길래 연산동에 내려줄려다 지나치는 바람에 시청역에 잘못 내려주고 정보문화포럼관계자를 부산역에 내려 준 후 린포님을 우리 집에 델고 와서 닭을 한마리 뜯은 뒤 둘째 방에 재우고 나서 보니 11시 30분 이었다. 포럼으로 12시간을 보낸 셈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얘기를 나눈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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