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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16일) 아이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순천만에 다녀왔습니다. 기차를 타고 의자를 돌려마주보니 애들 표정을 보니 별로 안좋습니다. 부은 얼굴에다 불만에 가득찬 표정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7시15분 기차를 타기위해 아이들은 6시30분에 일어나야 했습니다. 잠에 취한 애들 억지로 옷 걸쳐 입히고 집을 나왔습니다.
둘째는 전날 순천 가기 싫다고 짜증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일요일 집에서 인터넷게임을 해야하는데 아빠가 그걸 못하게 했다는 겁니다.
아직 초등학교도 안간 애가 밖에 나가 노는 것보다 인터넷이 더 좋다니. 좀 황당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먹일려고 어제 아내가 일부러 계란을 삶았습니다. 역시 기차여행엔 계란입니다. 사이다를 못 산 건 좀 아쉬웠습니다. 삶은 계란을 꺼내주자 그제서야 녀석들 얼굴이 밝아집니다.
아침기차라 자리는 반이 넘게 비었습니다.
등산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작은 짐을 든 할머니들 많이 오르고 내렸습니다.
조금 있으니 녀석들도 들썩거립니다. 뭐 놀거리 없나하는 표정입니다.
요즘 둘이서 끝말잇기 놀이를 잘합니다. 둘째의 제안으로 끝말잇기를 했습니다. 기차 안에서 가족이 마주보며 하니 딱이더군요.
마지막에 둘째가 끝말을 대지 못했습니다. '이쑤시게' 하니까 '게이빨' 그럽니다. 틀렸다고 하니 막 심통을 부립니다.
3칸 짜리 기차인데 마침 우리 좌석이 맨 뒤의 1호차입니다. 기차 뒤꽁무니에서 멀어지는 풍경을 보는 게 참 운치있죠.
굽어진 철로가 쭈욱 펴집니다.
기차 뒤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신기한가 봅니다. 한참을 처다봅니다
재밌는 역들도 많습니다. 이 역 플랫폼엔 아주 멋진 소나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역이름은 반성입니다. 역이름이 재밌다며 아이들이 웃습니다.
난 이 역이름 보고 웃었습니다.
드디어 순천역에 도착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10분을 더 가서 순천만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진짜 볼거리 바로 여기죠. 그런데 기차에서 이것저것 보고 즐겨서 그런가요. 순천만관광은 오늘 여행의 덤으로 느껴집니다.
버스나 자가용처럼 좁은 공간에 몸을 실어놓고 도착을 기다려야하는 그런 탈것과 달리 기차는 안에서 다닐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볼일까지 가능합니다. 그런 공간의 안정성과 차창 밖의 파노라마의 경치가 결합하여 기차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차여행은 타면서 보고 내려서 보는 두번의 여행이 됩니다.
기차여행, 저처럼 애 둘 있는 가족에겐 딱 좋은 문화여행이었습니다.
순천만 얘기는 난중에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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