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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장관의 씨발은 욕이 아니란다. 사람들에게 욕지거리 취급받던 씨발이 존엄하신 장관의 입을 거치면서 일상어로 지위가 승격되어버렸다. 정말 '씨발'로서는 감격에 눈물이 앞을 가렸을 것이다. 

씨발 입장에서 보면 유인촌장관은 진정한 언어의 마술사이다. 사람들이 남에게 욕할 때 쓰는 자기를 한순간에 수렁에서 건져내버렸으니 이보다 더한 언어의 마술이 어디있겠는가?

황석영이 자신의 소설에서 씨발을 쓴다고 씨발이 욕이 아닌 게 될까? 황지우가 자신의 시에서 씨발을 쓴다고 씨발이 욕이 아닌게 될까?

이영애가 그 아름다운 입으로 씨발했다고 씨발이 욕이 아닌게 될까? 김혜자가 기품있는 얼굴로 씨발을 입에 담았다고 씨발이 욕이 아닌게 될까?

유인촌 장관은 그 어느 작가나 배우도 해보지 못한 언어를 부리는 솜씨를 보여주었다. 이건 사상 최고의 언어 마술이다.

이런 마술같은 유인촌장관의 솜씨를 한번 쓰고 마는 건 정말 아깝다. 그동안 입에 담고 싶었지만 욕설이라는 이유로 담지 못한 그 불쌍한 단어들이 막 생각난다.

니기미, 조또, 조까...

불쌍한 놈들이다. 괜히 사람들이 그 발음에 생식기와 이상한 걸 대응시켜 욕설로 만들어버린 참 불쌍한 놈들이다.

이런 불쌍한 놈들에게 유인촌장관은 구세주다. 유인촌장관의 입에 한번씩 들어가는 순간 욕설의 오명을 벗게된다. 

유인촌장관 이 불쌍한 언어들을 구원해주시라. 당신의 그 입에 한번씩 담궈주시라.

당신의 언어세탁에 의해 해방된 욕설들이 가꿀 이 나라의 언어세상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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