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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명박

이건희도 망했다

커서 2008. 10. 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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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은 시장주의자다. 정책 추진 배경을 설명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는 '시장을 위해서'란 말을 잊지 않는다. 시장을 그렇게 잡고 늘어지니 일단은 시장주의자라 불러준다. 그러나 자칭 시장주의자인 이대통령이 정말 시장주의자인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시장주의자라면 기본적으로 법치를 존중하고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서 노력해야한다. 이명박대통령이 지난 8개월 집권기간 이러한 시장의 기본적 조건들을 만족시켜왔는가 떠올려보면 회의적이지 않을 수 없다..

대기업회장사면은 누구나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법치의 원칙을 손상시켰고, 종부세폐지는 1년만에 정부의 정책을 바꾸어 정책주도자의 신뢰성을 해쳤다. 노무현정권 때 한차례 인하한 법인세를 또 인하하면서 편향성도 드러냈다. 

이명박정부의 그간의 조치와 정책들은 친시장이 아니라 친기업, 친자본이라 할 수있다. 시장은 여러가지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명박정부는 시장을 구성하는 여러가지 중 '기업'요소만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장을 위한 정책이라고 자찬한 것이다.

시장주의로 본다면 이명박보다 노무현이 더 시장주의적이다. 그러나 노무현은 시장주의자는 아니다. 노무현이 시장주의적이면서도 시장주의자가 아니란 말은 그가 법치나 신뢰와 같은 시장의 원칙들은 존중하지만 현정권처럼 시장화를 만병통치로 믿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무현은 한국이 시장주의를 지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한국에서 시장의 기본적 원칙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라고 봤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장화 하자는 게 아니라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법과 시스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자는 게 노무현의 생각이었다.


고재열기자가 노무현대통령을 찍는 걸 찍었다. ㅋㅋㅋ



노무현이 검찰권력을 스스로 놓아버린 걸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검찰권력을 손에 쥐라는 주변의 유혹을 끝내 뿌리친 노무현의 선택이 오히려 박수받아야 하는것이다. 검찰을 권력에서 독립시키는 것은 시장을 위한 아주 기본적인 조치였다. 

검찰을 손아귀에 쥐는 것이 5년짜리 정권에는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시장의 기본원칙인 법치는 훼손된다. 시장의 룰이 아니라 칼을 가진 권력의 눈치를 보는 시장의 주체들이 형성할 시장경제는 후진적일 수밖에 없다.

노무현이 되고나서 모든 각 분야의 주체들은 권력의 손에서 벗어났다. 간섭에서 벗어나 저마다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했고, 각자 하나의 파워로 작용했다. 그렇게 모든 힘들이 독립되어 서로 견제하면서 법과 제도의 규율을 받아들이면서 시장을 만들어갔다. 

삐걱거리고 소란스러웠지만 그런 과정에서 각 주체들은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부딛히고, 협의하고, 조정하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깨닫고 역할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의 시스템이 구축되어 가고 있었다. 

검찰총장이 대통령에게 반대를 하고, 대기업 회장이 대통령께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그래도 될까 싶었는데 그래도 되었다. 중앙이 간섭하지 않는 것, 자기 스스로 판단·발언하고 책임지는 것, 그게 바로 국민소득 2만불의 한국이 진입해야할 선진시장경제였다.

이명박정부가 시장경제에 관한 독특한 이론을 가지고 있지 않는한 그들이 시장을 지향하고 한국을 선진국으로 이끌려 한다면 노무현의 분권적 정책들을 이어받아야 한다. 그건 노무현의 방식이 아니라 후진적 시장이 선진적 시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명박정부는 선진시장경제라는 시대적 요구를  나름대로 충실히 따른 노무현의 정책들을 좌파정책으로 매도하고 철저히 그와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그러니 시장주의를 지향한다고 집권한 정권이 하는 족족 반시장적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주체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발언할 권리를 이명박 정부들어와 상실했다. 대통령과 관료의 목소리만 높을 뿐,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시장의 주체는 사라졌다. 이명박정부 들어와 그렇게 시장은 사라졌다. 다시 70년대 계획경제로 되돌아 갔다.

장관의 목소리만 들렸던 환율시장이 어떻게 파탄났는지를 보라. 예측 불가능한 지시와 엄벌만 있는 시장에서 눈치만 보는 경제주체들로 이루어진 시장은 정말이지 무력하다. 예상을 하지 못하니 판단을 못하고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관료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주체들이 기대는 곳을 권력이다. 권력과 유착하면 예측 불가능성을 많이 줄이게 되고 사업의 안정성을 보장받게 된다. 시장을 두고 경쟁하던 기업이 권력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자본이 다시 권력의 가랭이 사이를 기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사면을 시켜주었는데 기업에서 투자가 없다는 정권의 호통소리가 나온지 이미 오래다. 기업을 향한 검찰과 국세청의 압박 움직임도 보인다. 기업에선 할소리 다하고 기업 운영한 노무현 때가 맘 편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자업자득이다. 대기업회장들 이 정권 출범할 때 기업프렌들리 정권이라 환영하지 않았던가? 선진적 시장경제 시스템에서 하나의 파워로서 활약하기보다 권력의 하사품을 더 기대하던 당신들 아니던가? 시스템이 주는 이익보다 권력이 주는 이익이 더 클거라 생각한 당신들 무식을 탓해야 한다.

자본의 시대라고? 웃기고 있네. 자본이 근거할 시장이 사라졌는데 무슨 개뿔은 자본의 시대인가? 다시 권력의 시대다. 노무현 때처럼 큰소리 치면서 돈버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기업들도 성질 죽이고 권력자를 알아서 잘 모셔야 한다. 시장이 죽은만큼 자본의 이익도 줄어든다. 그 줄어든 이익도 권력자를 잘 모셔야 보장된다.

이건희류 니들도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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