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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없는 토론회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원래 재미가 있을 수 없는 토론회입니다. 6명이서 돌아가며 1,2분을 주는 토론 구조상 유권자의 관심을 끌 공방은 나오기 힘듭니다. 상대로부터 곤란한 질문이 와도 그냥 웃어넘기면 더 이상의 추궁은 없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버립니다. 이건 토론이라 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너무 피선거권자의 권리만 우선하고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피선거권자를 보호하려고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표현도 막고 있습니다. 오늘의 재미없는 토론도 군소후보들의 노출에 차별이 없기위한 취지이지만 결국 유권자의 알권리를 방해했습니다. 6명 후보의 집중력 떨어지는 2시간의 토론에서 유권자 알 수 있는 건 별로 없었습니다. 유권자의 권리가 피선거권자 보호를 위해 제한된다는 것은 좀 아이러니 합니다.

대선토론회 6명 어떤 모습이었나?(1차 토론회)

포스 이회창

이번 토론회의 승자는 단연 이회창옹이십니다. 제가 기억하는 이회창은 참 말을 재미없게 하는 사람입니다. 2002년 달변의 노무현을 만나서 그런지 답답한 모습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12월11일)은 포스 이회창이라고 불러줄만합니다. 교육정책에 관해서 막힘 없이 풀어가다 "의지를 가지고 쏟아붇자"라고 끝맺을 땐 이회창이 맞나 다시 눈을 크게 뜨고 봤을 정도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정직하게 가르쳐야 한다 라고 할 땐 정말 근엄한 선생님이 꾸짖는 듯 했습니다. 그런 말은 이회창이 딱이었습니다. 이회창의 포스는 토론회 끝까지 이어졌습니다.

시간 없는 문국현

문국현후보 자연스럽고 좋아졌습니다. 전달력도 1차보다 나아졌습니다. 답변에서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을 말했던 것이 문후보 얘기의 전달력을 높였습니다. 3수까지 해서 서울대도 아닌 외국어대를 들어갔다고 한 부분은 시청하던 유권자들의 눈을 크게 뜨게 만들었습니다. 부패한 지도층에게 국민들이 일인당 500만원씩 기부하는 꼴이라는 얘기도 명쾌했습니다. 알릴 시간이 모자르다는 문후보의 하소연이 수긍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모자르게 출마한 것은 문후보 자신이었다는 것도 아셔야 할겁니다.

존재감 없는 이인제 

이인제후보 여전히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생각지 못한 재밌는 반론으로 재미를 주기도 하는 분이라 나름 기대를 했는데 1차보다 더 부진했습니다.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소희인제라는 애칭을 얻은 것에 만족해야 할것 같습니다.

어록 권영길

권영길후보는 대선토론회에 나온 것 같지 않은 모습입니다. 여유있는 모습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선후보로서 절실하지 않아 보여 그게 부정적으로 작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글에서 권영길후보가 유행어효과를 기대하는 거 아니냐고 말한 적 있는데, 정동영후보에게 원조논쟁을 벌인 것도 바로 그런 걸 노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행어 하나만 잘 떠도 몇 퍼센트 쉽게 먹을 수 있고 현재 민노당으로선  몇 퍼센트도 큰 수치입니다. 이명박 후보가 사퇴하는 게 가장 훌륭한 교육정책이라는 말과 대통령 되면 삼성 이건희 회장을 구속하겠다는 말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을 봤을 때 민노당 유행어 또는 어록 전략은 대략 주효한 것 같습니다.

할인되는 정동영 달변

정동영후보 오늘 연출에 약간 부자연스러운 점 있었습니다. 초반 필기하는 듯한 모습은 좀 어색했습니다. BBK로 너무 경직된 모습이라는 지적이 있어선지 자주 웃는 모습을 보였는데 웃음이 좀 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정후보가 1위후보와 격차가 큰 지금 이미지 관리가 별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1차 토론에서 보여주었던 도전적인 모습이 더 나아보였습니다. 그러나 대중은 또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2차에서도 여전히 달변이었지만 아나운서라는 경력이 항상 그 달변을 디스카운트 하고 있습니다. 허술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도 필요한데 아나운서의 자세가 몸에 밴 정후보겐 참 그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통과의례(?) 이명박

이명박후보 좀 삐딱하다는 비판을 의식했는지 자세는 바로 잡혔습니다. 네티즌드의 비판을 받았던 기침도 안들렸고 다른 분 토론할 때 군소리도 안넣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나아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후보의 공격에 웃어넘기거나 동문서답식의 답변은 여전했습니다.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비판에 별다른 해명 없이 그저 네가티브 공격으로 치부하거나 정치꾼의 모함으로 넘겨버리는 식이었습니다. 토론회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곤혹스런 모습이었습니다. 초반에 연필을 돌리면서 발언의 집중력을 떨어뜨린 것은 대통령후보로서 좀 가벼운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중은 이런 이명박후보의 모습에 이미 익숙해져 있어 마이너스효과로 작용하진 않을 듯 싶습니다. 이명박후보는 대통령 다운 모습을 만들기보다 자신의 가벼운 캐릭터를 대중에게 심어버렸습니다. 더 이상 그의 행태에 대한 비판은 대중에게 먹혀들지 않습니다.

마지막 3차 토론회는 16일 8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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