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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명박

손석희는 망했다

커서 2008. 9. 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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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채널을 돌리는데 손석희의 모습이 걸린다. 전같았으면 출연자와 토론 내용을 확인한다며 리모콘을 잠시 손에서 뗐다. 그러다 열받으면 올인을 했었다. 그러나 이날은 그냥 채널이 그냥 획 돌려진다.

백분토론 안본지 좀 되었다. 나만 안보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전날 백분토론이 담날 화제가 되고했는데 요즘은 그런 적이 별로 없다. 촛불정국 때만 해도 그렇게 날리던 백분토론인데...

잠깐 나온 토론 장면을 보고 속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기서 백날 백분 동안 떠들어봐야 어디 써먹을 데가 있나? 세상에 들리지도 않을 소리 해봐야 입만 아프지.

토론이 헛짓거리로 보이는 것은 말이 세상에 별 소용이 없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옳은 말을 해도 수긍하지 않고 뼈아픈 말을 해도 반성하지 않는 세상이다.

임면권과 임명권의 차이를 아무리 설명해줘도 정권은 kbs사장 해임을 밀어부친다. 촛불에 반성한다던 대통령은 며칠만에 표정을 바꾸어 주먹을 불끈 쥐며 법치를 부르짖는다.

말이 소용 없어진 것은 정부가 세상의 말을 씹은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가장 말을 많이 듣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정부인데,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씹고 아래 관료들이 씹으니 말힘이 안빠질래야 안빠질 수 없다.

노무현때는 달랐다. 노무현은 논쟁에서 자신을 제압해보라며 세상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 타당한 말은 받아들여졌다. 타당성이 부족해도 여론의 지지를 받으면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 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

노무현은 정치적 화두로 말의 생산도 부추겼다. 노무현이 던진 정치적 화두는 논객들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다. 화두를 두고 온갖 상상력이 동원되면서 말의 성찬이 벌어졌다.

말이 씨가 멕히고 말할 꺼리가 넘쳐나니 한마디로 말빨의 시대였다. 말빨만 좋으면 한 몫할 수 있었다. 여야는 말빨 좋은 논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을 하기도 했다. 논객이 대접 받았다.

이명박대통령은 여의도의 정치를 비효율적으로 본다고 한다. 말이 곧 정치다. 정치를 비효율적 과정으로 본다는 것은 곧 대통령의 말에 대한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이대통령은 말에 별 무게를 두지 않는 것이다.

얼마전 끝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나온 대통령의 말은 너무 뻔하고 재미가 없었다. 그가 던진 발언에 상상력의 여지가 없었다. 때론 너무나 큰 시각차에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이명박시대에 이렇게 말빨의 시대는 갔다. 백분토론 재미없게 만들어 손석희를 망할 지경으로 만든 건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손석희가 먹고사는 말의 힘을 빼버렸다. 

펜이 강하다고 누가 말했나? 내가 아는데 딴전 피우는 놈 앞에 안무너지는 펜 없다.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못들은 척 딴소리하면 그 순간 힘이 쭈욱 빠진다.

딴전의 대가들이 모인 이 정권에서 말빨 글빨로 먹고 사는 놈들은 이제 다 망했다. 집에서 오리발이나 뜯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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