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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블로그가 오늘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앞두고 몇가지 논란에 대해서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이것저것 얘기했지만 결국 결론은 인수위부터 이어지던 '오해시리즈'였습니다.

청와대의 해명은 항상 그런 식입니다. 오해라는 입장만 있고 그 뒤에 이어지는 말들은 고작 '생각해보세요 설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식의 일반적 정황에 의존한 설명입니다

논란에 대해 오해라고 답하는 건 동어반복일뿐입니다. 오해라는 말은 논란당사자의 입장만을 말해줄뿐입니다. 논란이 해명될려면 그 입장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그 설명은 누구도 납득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검토해서 보여주는 것이어야합니다.

청와대블로그에 달린 댓글들이 모두 아주 자신있게 신나게 비판과 조롱을 해대는 것도 청와대블로그의 해명이 입장만 있고 설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딱 3개만 얘기하겠습니다.

첫째, 장미란과 촛불시위전경 섭외건은 아이디어 차원이었다?

아이디어 자체가 문제입니다. 그런 발상을 했다는 것이 청와대가 이 토론회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장미란과 전경 섭외가 아이디어 차원이었다는 것은 발뺌이지 해명이 아닙니다.

장미란과 전경 섭외에 대해 해명이 될려면 그런 발상의 정당성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장미란 선수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어떤 질문이 있었고 전경을 통해 듣고 싶었던 국민의 얘기가 있었는데 오해의 여지가 있어 그만두었다는 식의 해명이어야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냥 아이디어차원에서만 나왔다고만하고 해명이 끝납니다. 이건 어쩌면 전경이 섭외되고 장미란이 올수도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데 안했다는 게 어떻게 해명이란 말입니까?

둘째, 청와대는 의견을 냈을 뿐이다?

청와대는 의견이라고 하지만 듣는 사람은 의견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청와대의 대화'에 대해 모든 방송사가 방송을 신청했다는 것에서 보듯 청와대의 행동과 말에 그정도로 무게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청와대가 그저 의견만 말했다고 한다면 국민이 과연 그 말을 납득할 수 있을까요? 

청와대블로그는 kbs제작진이 청와대 의견을 일부 거부한 것을 두고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가 자유로운 기획이었다는 반증으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있는  kbs 제작진의 용기있는 저항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 그렇게 보는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

청와대가 의견을 내면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권력과의 관계에서 오는 한계는 인정하는 게 낫습니다. 이것까지 자유로왔다고 해명하는 게 더 웃기는 겁니다.

셋째, 질문을 정리하고 취합하기 위해 질문접수처를 폐지했다?

청와대블로그는 질문을 정리하고 취합하기 위해 인터넷질문접수처를 2, 3일 전에 폐지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대통령과의 대화를 위해 인터넷 질문 접수처를 개설한 경우를 본 게 별로 없어 청와대블로그가 한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진짜 의문이 드는 건 정말 폐쇄밖에 방법이 없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공개해두고 위쪽에 몇일까지의 질문만을 취합합니다라고 쓸 수는 없었을까요? 글은 더 이상 못쓰게 하는 정도만 해도 됩니다. 그런 공지를 이해못할 네티즌도 없습니다. 그리고 KBS에서 자체적으로 개설했다고 하는데 이런 것이 청와대와의 협의가 전혀 없이 개설된단 말인가요? 청와대블로그의 해명은 뭐하나 상식적인 게 없습니다.

공지도 없이 갑자기 폐쇄해버리면 그 이후에 자신의 질문을 보거나 수정하고 싶은 사람들은 곤란하게 됩니다. 이명박정부 들어 인터넷 상의 폐해에 대해 정부와 관료들이 많이 걱정하는데 이번 게시판 폐쇄야말로 공유와 개방의 정신에 의해 만들어진 인터넷 공동체에서 가장 혐오하는 짓입니다. 악플러가 인터넷의 폐해라면 게시판을 폐쇄한 조치를 취한 자들은 인터넷의 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적과 함께 하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질문게시판을 다시 여시는 게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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