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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사람의 친구라는 것은 인간의 관점이라고 한다. 개는 그저 생존을 위해 인간과 공존했을 뿐인데 인간이 친구대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맞다. 개는 인간을 친구로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간의 관점이지 개의 관점이 아니다.

개고기의 식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개가 아니다. 개의 죽음과 식용을 바라보는 인간이 느끼게 될 트라우마다. 개보다 개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입게될 인간의 상처가 더 걱정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그 상처로부터 인간을 지키기 위해 개고기를 반대하는 것이다.

개가 인간의 친구라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분명 맞는 말이다. 개는 동물 중에서 인간과 관계 맺기를 한 유일한 동물이다. 개와의 관계맺기는 지역과 유사이래의 어느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 개는 생존을 위해 인간에게 붙었겠지만 인간은 그런 개를 친구로 느낀다. 중요한 건 개가 뭘 느끼느냐가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느끼냐이다.

개고기에 대한 불편함은 개를 식용으로 즐기는 한국에서도 분명하고도 확실히 존재한다. 보신탕집에서 삼계탕을 같이하는 것은 개고기가 그만큼 모두가 함께 즐기기 어려운 음식이라는 얘기다. 아무리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개고기의 육질을 씹을 때의 그 서늘한 기분을 한번쯤은 느껴보았을 것이다. '개가 뭘 알어' 하면서도 우리는 은연중에 개와의 교감을 기억하며 맘에 흔들림을 느낀다.

교감의 대상을 함부로 죽이고 식용한다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어제까지 같이뛰어놀던 바둑이를 내일 식탁 위에 본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집에 삽살이를 키우면서 밖에서 삽살이 같은 개를 먹는 것도 못할 짓이다. 개를 먹는다는 것은 개에게도 고통이지만 인간에게도 상처가 되는 것이다. 그 대상이 동물일지라도 이미 나눈 교감을 무시하는 것은 인간성을 황폐화시킨다. 개를 위해서 먹지말자는 것이 아니라 개와 정서적으로 깊이 관계하는 우리 인간의 정서를 위해서 먹지 말자는 것이다.

왜 개만 특별대우 받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겠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개의 고통이 특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개가 그렇게 생겨먹을 걸 어쩌란 말인가? 개가 아프면 인간도 맘이 아픈데 어쩌란 말인가? 그 아픔을 모른 체하면 우리 자신이 황폐해져버리는데 어쩌란 말인가? 개고기 식용이 아무리 논리적으로 문제 없다지만 개고기 먹는 거 보거나 먹으면 맘이 아픈데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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