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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31일 또 이겼다. 이로서 롯데는 10연승이다. 언론과 팬들은 롯데의 팀연승 신기록에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롯데가 거둔 10연승은 사실 찜찜한 면이 좀 있다. 올림픽과 후기리그 때문에 가진 한달 가량의 공백 후에 이어진 연승이라 정규시즌의 일반적인 10연승의 긴장감 있는 연승은 아니었다. 

롯데는 7월31일 두산에 9:6으로 이기면서 4연승을 거둔 후 거의 한달만인 27일부터 다시 연승행진을 시작했다. 기록상으로는 10연승이지만 실제로는 4연승 +  6연승이라고 보는 게 롯데의 실제적 전력에 더 가깝다. 연이은 연승을 했지만 10연승까지 밀어부치는 강팀의 연승력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롯데의 연승을 좀 더 엄밀하게 보려는 것은 아직 롯데의 야구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 6월과 7월 '연승 아니면 연패'의 야구를 했다. 연승과 연패가 많았다는 것은 팀의 전력이 안정되지 못하다는 증거이다. 안정되지 못한 전력은 장기레이스에서 결국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 무엇보다 연패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승부세계의 철칙이다.

롯데의 10연승이 전력의 탄탄함이 아니라 승부의 리듬을 운좋게 잘 올라탄 덕분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7월31일까지 4연승 후 침체기로 이어질 시기인데 그걸 후기리그와 올림픽으로 끊고 8월 27일 새로운 분위기로 리그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때 올림픽에서 상승세를 탄 강민호와 이대호가 팀의 분위기를 다시 상승리듬으로 끌어올리면서 6연승을 밀어부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폭행사건으로 7월16일 이후 정수근 빠진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당장은 정수근의 공백을 선수들의 단합과 긴장으로 메꾸어 나갔지만 앞으로 게임이 누적되면 정수근 부재의 여파가 서서히 드러날 수 있다. 특히 레이스 막판 긴장된 게임에서 경험 많고 노련한 1번타자의 부재의 아쉬움은 더 커질 수 있다. 정수근 제명의 여파는 사실 중요한 게임이 많은 레이스 후반부에 시작된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10연승을 했음에도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의 가능성을 생각보다 높이진 못했다. 아직 3, 4, 5위는 3-4게임 차의 혼전 양상이다. 각팀 간 3연전에서 한팀이 연승을 하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프로야구 일정은 10월 중순 쯤 끝난다. 아직도 가야할 살얼음판의 승부가 많다. 정수근부재의 취약점이 공략 당하고 컨디션이 좋은 이대호 강민호가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롯데의 전력은 급하락 할 수 있다. 전기에 보여준 연승과 연패의 불안한 전력이 다시 나타나고 서서히 패배의 숫자를 늘려가면서 바람이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롯데는 지금 6연승이라고 생각해야한다. 기록상 10연승이지만 실제 실력으로는 6연승이 맞다. 10연승의 강력한 팀이 되려면 앞으로 4번 연승 고개를 더 넘어야 한다. 그걸 넘지 못하면 그저 운좋은 10연승일뿐 두자리 연승의 강팀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희안하게 두번 우승한 운좋은 약팀'의 이미지가 롯데에겐 있다. 그런 이미지가 롯데의 연승 기록에서도 이어져선 안된다. 롯데가 강팀이 되지 못하고 항상 약체로 불렸던 것은 확실한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누구도 시비 걸지 않는 연승은 롯데가 강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롯데 4연승을 더 거두라. 그래야 진짜 강팀이 될 수 있다. 남은 후반부 일정을 돌파하기 위해서도 그런 각오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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