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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의 장기근로실태 보고서를 소개합니다


지난 7월30일 나온 한국의 장기근로 실태를 분석하는 삼성연구서의 보고서가 여러 언론사로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언론이 이 보고서에서 관심을 보였던 것은 기존과는 다른 역발상 때문이었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거나 자동화가 필요하다는 통념적 결론과 달리 이 보고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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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가 주장한 근로시간 축소는 부가가치 노동생산성과 근로시간이 역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에 착안한 것입니다. OECD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생산성 국제비교에서 근로시간이 높은 국가일 수록 생산성이 낮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노동시간이 가장 긴 멕시코와 한국 대만이 노동생산성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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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86년 고점(2,923시간)을 기점으로 노동시간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주5일제가 자리잡으면서 2006년 임금근로자의 총 근로시간은 2,360시간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도 선진국의 1,684시간과 비교해 무려 40% 이상 높을뿐 아니라 개도국보다 300시간 많은 수치입니다.

보고서는 업종으로는 제조업, 규모로는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장기근로가 높았음을 보여주면서 장기근로의 실태를 제조업 중심으로 분석했음을 밝힙니다.

제조업과 100인 이상 업체에서 장기근로가 심하다는 조사내용은 솔직히 동의하기 어려습니다. 금융서비스 업종의 장기근로는 그 악명이 높습니다. 100인 이하의 사업장 근로시간이 적다는 것은 더더욱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기업규모가 낮을 수록 근로환경이 더 열악한 것은 한국에서 주지의 사실입니다. 비제조업종과 100인 이하 규모의 업체들은 초과근로가 적다기보다 초과근로를 임금화하는 체계가 없다고 보는 게 더 맞습니다. 근로시간이 적은 게 아니라 파악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보고서가 제조업 위주로, 100인 이상 업체로 분석대상을 한정한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어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분석 가능한 모델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어느 정도 연구의 편의를 위해 한국적 상황을 어쩔 수 없이 외면했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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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가 분석한 장시간 근로의 원인입니다. 크게 4가지로 분류된 이 내용이 보고서의 핵심입니다. 그림으로도 대략적인 이해는 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설명 중 놓치지 말아야할 몇가지 내용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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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초과근로할증율이 ilo 25%의 두배인 50%입니다. 이렇게 높은 초과근로할증율은 노동자들의 초과근로를 유인해 근로시간을 높입니다.  

* 휴가 미사용일수의 경우 오히려 2003년 이후 근로시간 감소와는 정반대로 늘어났습니다. 2003년 19.3일이었던 휴가미사용일수는 2006년 29.3일로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주5일제의 영향이었습니다. 주5일제로 주중 휴가 사용이 줄어들었던 것입니다.

* 가장 1인에 의존하는 가정이 많아 초과근로의 유인이 높은 것도 문제입니다. 2007년 한국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66.2%로 oecd 30개 국가중 24위이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54.8%의 oecd 평균 61.1%에 못미친다고 합니다. 가구당 취업자수도 1.2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 대기업들은 간접노동비용이 과다해 신규채용을 꺼리고 기존 노동자들이 초과근로를 해주기를 바라는 실정입니다.

* 부족한 문화인프라 및 여가부족도 한국의 높은 근로시간에 한몫했습니다. 레저활동이 소극적이다보니 휴가에 대한 욕구도 자연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업무관리와 조직문화의 후진성으로 잔업과 특근이 빈발하다고 합니다. 포브스지가 한국의 장기근로 실태에 대해  대해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인의 근로시간이 oecd 회원국 중 가징 긴것은 근면해서가 아니라 상사의 눈치를 살피는 문화 때문."



보고서는 말미에 몇개의 제도적 제안을 내놓습니다. 할증수당을 ilo기준인 25%로 낮추자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처럼 일정 연봉 이상의 관리 전문직 노동자는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말것을 제안합니다. 탄력적근로시간제는 확대하고 초과근로나 휴가미사용일수에 대해서는 수당보다는 휴가로 지급하는 방법도 제시합니다. 사측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제안들이 대부분입니다.보고서 말미에서 '삼성'이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한국의 노동투쟁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원래 노동투쟁은 근로조건투쟁인데 한국에선 수당쟁취 투쟁으로 바뀌어 휴가와 근로시간 단축보다 임금과 수당 몇프로에 노조가 더 치중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노조가 임금투쟁에 치중한 결과 일부 사업장의 높아진 임금은 귀족노조라는 비판에 직면해있습니다. 귀족노조라는 여론은 노동자간의 연대를 해치고 정부의 임금삭감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입니다. 만약 한국의 노조가 근로조건에 좀 더 노력했다면 친기업적 정부하에서 크게 손해볼 것도 없고 노동자간의 연대고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임금은 건드릴 수 있어도 전체적으로 적용되는 근로조건을 건드리긴 쉽지 않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가 마지막 부분에 제안한 것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내놓은 근로시간을 줄이자는 역발상은 노조도 받아들여 고민해봐야 할것입니다.


장시간 근로실태와 개선방안(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  7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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