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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14일까지 코리아응원단의 일원으로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4박5일 갔다온 넘이라 자세하게 해줄 얘기는 없습니다. 김문수 논쟁에 뭐 살짝 걸칠 수 있는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두가지만 얘기하죠. 날씨와 대중관계.
 
중국에 도착해서 처음 느낀 건 날씨였습니다. 고온도 고온이지만 습도가 엄청 높았습니다. 체류한 날들만 그랬는지 모르지만 분명 한국보다는 더 더웠습니다. 도심에서 어떻게 웃통을 벗고 다니나 했는데 와서 날씨를 겪어보니 그런 중국사람들이 좀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첫날 응원단은 이 날씨에 10분 이상 뜀박질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이태리 전이 열린 진황도 경기장의 원래 입장 시각이 5시까지인데 조직위 측에서 코리아응원단 사정을 배려해서 6시부터 6시30분까지 따로 입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응원단이 도착한 시각이 딱 6시 15분이었습니다. 주차장에서 경기장까지 또 15분이 걸렸습니다. 내리자마자 바로 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여름 아스팔트를 10분 이상 뛰자 온 몸이 땀으로 젖었지만 경기가 바로 시작되기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바로 좌석을 찾았습니다. 경기장 내부는 꽉 찬 사람들로 또 다른 덮덮함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경기 내내 몸을 감싼 끈적함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이태리팀에 맞선 한국팀의 경기 내용까지 응원단을 덥게 만들었습니다.

김문수지사는 북경올림픽에서 '최악의 경험'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사의 최악의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는 3가지 정도 됩니다. 저도 느낀 북경의 '덮덮한 날씨', '두어시간의 줄서기', 그리고 '불편한 의자'입니다. 이중에 의자의 불편함은 최악의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 중 무시해도 될만한 것입니다. 진황도 경기장의 의지가 일반인에게 그렇게 불편하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메인스타디움도 그와 비슷했을 겁니다. 그리고 의자가 좀 좋다고 해서 찌는 듯한 북경의 더위가 줄어들진 않았을 겁니다. 문제는 날씨이고 그 날씨에 두어시간 이상 기다렸다는 것입니다.

김지사는 자신의 최악의 경험을 중국의 중화주의와 연결했습니다. 이건 중화주의만 아니라면 김지사가 '최악의 경험'을 피할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중화주의만 아니었다면 북경의 날씨가 그렇게 덥진 않았을 거고 10만 명 가까운 입장객도 오래 동안 줄서기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날씨, 극소수의 정상만이 누리는 편의가 중화주의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까? 올림픽이 8월중순에 열린 것은 미국방송사들의 요청이었습니다. 오히려 이건 중화주의가 아니라 김지사가 소속된 한나라당이 떠받드는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 그런데 이 부분은 김문수지사가 아니라 수행비서가 전한 말이라고 고재열 기자가 정정했더군요. 그러니까 김문수지사는 날씨나 줄서기 때문에 중화주의를 비판한 건 아니었다는거죠. 고재열기자의 정정에 의해 이 부분은 비판의 타켓이 달라집니다. 김문수지사가 아니라 그 밑에 수행하는 수행비서의 한심한 생각을  비판한 내용이 되겠죠. 이 정도로 생각 모자라는 인간이 김문수를 수행한다는 거죠. 수행비서가 이정도면 다른 사람들 수준도 비슷하겠군요.


지금까지 김문수지사의 인터뷰를 전한 고재열기자의 글에 주로 반론을 한 쪽은 재중한인들이십니다. 중국의 사정을 잘 알아 나서는 것도 있겠지만 또 어떤 절박함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중관계에 대한 걱정, 한중관계가 나빠짐으로서 자신들에게 올 수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불안함이 다소 느껴집니다.

베이징에만 재중한인이 7-8만이고 중국 전역에 100만명이 장기 거류하고 있습니다. 북경에서 응원을 하면서 재중한인회와 같이 응원을 했고 둘째날엔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누군가 재중한인들이 '정착이냐 돌아가느냐'로 갈등을 많이 한다는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중국에서의 사업환경이 안정되지 못하다 보니 그런 걱정을 자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필 올림픽이란 축제에, 본국과 사업기회를 한층 더 넓혀야 할 때에 이런 말이 만찬장에서 나도는 것이 좀 의아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현재의 재중한인회 분위기를 나타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어떤 걸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대만이 지난 정권 때 한국에게 따라 잡힌 것이 중국과의 관계가 나빴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 정권이 바뀌면서 양안의 관계가 좋아졌기 때문에 대만 경제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반면 이명박정권 들어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여러가지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예정되었던 한류스타 공연도 취소되는 경우가 많고 언론에서 반한기사가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중국에 거주하는 재중한인들의 고민이 점점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김문수지사는 왜 중국에 대해 중화주의 비판을 했을까요. 경기도지사이고 대권까지 바라보는 사람이 한 개인으로서 북경개막식리뷰를 털어놓은 것일까요? 아마 대권을 염두에 둔 김지사가 여론의 반중정서(특히 넷심)를 노리고 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바라던 여론은 전혀 전혀 얻지 못하고 빈약한 사고력만 드러냈습니다. 그것뿐이 아니죠. 애초에 각오했던 중국 쪽의 눈총도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김문수지사의 반중발언에 가슴앓이를 한 재중한인의 원망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재열기자의 중심을 잃은 반론까지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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