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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기자만의 특화된 영역이 있다고 얘기한다. 또 블로거는 기자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런 ‘자위’나 ‘단속’에도 불구하고 결국 블로거는 기자를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블로거와 기자의 차이는 브랜드의 ‘있고’ ‘없음’이다. 블로거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기자는 없다. 기자들은 소개할 때 자신이 속한 언론사의 브랜드를 내민다. 따라서 블로거는 자신의 브랜드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기자는 자신이 속한 브랜드의 집단을 위해 일한다. 이건 블로거와 기자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차이다.

개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과 집단을 위해 일하는 사람 누가 더 효율적이겠는가. 누가 더 높은 성과를 낼까? 개인에게 구체적인 보상을 제시한 사회가 성공했다는 것은 이미 역사를 통해 증명되었다. 자신의 땅을 위해 노력한 서부의 수많은 개인 개척자들이 초강대국 미국을 만들어냈고, 집단농장으로 국가를 경영한 남미는 후진국이 되었다.

문화일보 이미숙기자가 노대통령 연설을 악의적으로 왜곡해서 블로거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만약 그가 블로거였다면 그런 기사를 쓸 수 있었을까. 쓸 수는 있었겠지만 아마 그 즉시 그에겐 블로고스피어에서 망신당했을 것이다.

기자는 숨을 데가 있다. 언론사 뒤에서 한동안 뭉개고 있으면 된다. 그러나 블로거는 숨을 데가 없다. 자신의 브랜드를 걸었는데 어딜 숨는단 말인가. 블로거는 기자보다 더 치열한 경쟁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기자와 블로거의 차이는 커뮤니티에 있다. 기자는 자신이 속한 언론사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조직이다. 언론사간에 기자단 같은 모임이 있는데 이것도 커뮤니티는 아니다. 이번 기자실 통폐합에서 드러났듯이 기자단은 좀 더 느슨한 조직일뿐이다. 다른 소리라는 것도 결국 그들간의 세력다툼이다.

반면 블로거는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 커뮤니티를 통해서 글을 계속 검증받는다.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항상 여론을 살피고 다양하고 재밌는 포스팅을 고민한다. 기자는 피드백 받기 위해 데스크와 여론 등의 여러 단계를 거치지만 블로거는 커뮤니티를 통해 기사에 대한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여론과 긴밀히 소통하는 쪽이 더 공감 받는 기사를 쓸 수 있다. 커뮤니티를 통해 여론을 살피면서 공감대를 확대하는 블로거에 비해 취재원과 데스크를 더 많이 상대하는 기자는 미디어감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자실 통폐합에 대해 정부를 비판한 엠비시 이진숙기자는 허술한 논리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가 이런 답답한 기사를 쓰게 된 것도 바로 블로고스피어같은 검증과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가 없이 데스크의 지시와 집단의 자기최면만으로 기사를 쓰기 때문이다. 

반면 기자이면서 블로거인 ‘그만’님과 ‘떡이떡이’님은 이번 기자실 이슈에서 다른 기자들과 다른 포지션을 취했다. 블로거 커뮤니티를 계속 주시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이면서 블로거인 두 사람은 커뮤니티의 흐름을 파악하고 적절한 판단을 한 것이다.

언론사란 결국 브로커다. 취재원과 국민사이에서 정보를 매개한다. 그런데 이번 기자실 통폐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브로커 시장을 언론동맹들이 독점해왔다. 그들은 결국 한통속임이 드러났다. 이제 이 브로커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뛰어들었다. 바로 블로거다. 앞으로 취재원과 국민사이에서 정확하고 원활한 정보유통을 하지 않는 브로커는 기자든 블로거든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께 제안하나 하고 싶다. 미래의 정보브로커업계의 강자가 될 블로거 10명 정도 초대해서 블로거 인터뷰를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우리는 문화일보의 이미숙기자처럼 쓰지 않을 것이다. 믿어도 되는 것이 그렇게 쓰는 순간 그 블로거는 모든 것이 잃게 된다. 본 그대로 사실대로 자신이 느낀대로 쓸 것이다. 대통령님 언론동맹의 강력한 경쟁자이자 미래의 미디어인 블로거에게 기회를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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