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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를 적고나면 꼭 달리는 댓글이 있다. '왜 스포일 있다는 얘길 안했냐?'고 투정하는 댓글이 하나 이상 나타난다.

리뷰에 스포일 여부를 알리는 게 언제부턴가 하나의 에티켓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스포일표시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리뷰문화를 잘 모르는 야만인 취급당하고 스포일러(?)도 그들의 질책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러나 스토리를 언급하지 않고 리뷰를 적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토리 언급 없이 쓰는 리뷰는 완성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스토리 없이 리뷰를 적을려면 대략적인 스케치 정도밖에 쓸 수 없는데 이건 리뷰가 아니라 영화소개 쯤 된다고 봐야 한다.

스토리가 없다해서 스포일이 없다고 보는 것도 우습다. 영화에 대한 전체적 감상이나 스케치도 스포일이 될 수 있다. 이야기보다 감상의 관점이 더 무서운 스포일이 될 수도있다. 일단 스토리 든 스케치 든 봤다면 관객의 감상은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데 스토리의 스포일만 문제삼는다면 그거야 말로 영화를 모르는 수준낮은 관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제목에 스포일 여부를 표시하고 리뷰를 쓰면 리뷰어와 읽는이 간의 갈등은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밝혔든 리뷰에는 대략적인 스토리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 누구나 감수하는 것을 제목에 또 표시하는 것은 이중 표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리뷰어에게 제목에 납득할 수 없는 표시를 요구하는 것은 글쓰기에 대한 침해다.

스포일 여부를 표시하는 것은 글쓴이의 의무나 예의에 속하지 않는다. 스포일에 대한 주의 책임은 리뷰어가 아니라 읽는이에게 있다. 리뷰를 보는 사람이라면 스토리의 인지를 감수하여야 한다. 영화에서 반전 재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리뷰엔 손을 대지말아야 한다. 

스포일 논쟁이 있을 때마다 나오는 유명한 얘기가 있다. 영화관 앞에 줄선 관객들에게 버스에 올라탄 한 사람이 중요한 힌트를 외쳐 관객들을 김빠지게 했다는 내용이다.

스포일러가 될라면 적어도 이 정도는 되야 한다. 영화관 앞에서 용감하게 외치거나 인터넷 게시물에다 준비할 새도 없이 제목에 표시하는 식으로 장난을 쳐야 스포일러다. 분명히 영화의 리뷰임을 밝히고 적은 블로그나 게시물에다 스포일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은 악플러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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