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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의 조커 잭니컬슨이 떠올라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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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그럭저럭 볼만 했다. 그러나 언론의 극찬만큼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다. 요즘 영화들이 영화만들기보다 영화알리기에 더 치중함을 다크나이트를 보고 다시 한번 체감했다.

예전엔 후련한 영화가 일년에 한 두개는 개봉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몇 년에 한 개 있을까 말까다. 스파이더맨이나 매트릭스 이후 대작다운 영화는 씨가 마른 느낌이다.

영화들이 아이디어의 착상에 노력하기보다는 흥행과 스타일적 요소들을 배치하는 선에 대충 끝내는 것같다. 영화가 관객을 끌고가지 못하고 관객의 인지 범위내에서 맴돌며 밋밋하고 찝찝하게 끝난다. 도대체가 영화를 보면서 통쾌함이란 걸 느껴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스필버그를 흥행감독이라고 비아냥 대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참 행복했던 것 같다. 배부른 소리였다. 지금 스필버그 반에 반만이라도 재주 부리는 영화인이 있는가?

어설픈 영화는 표현보다 목소리가 높은데 다크나이트도 그렇다. 영화는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주요 대목에서 관객에게 설명을 한다. 은유해야할 부분에서 직설법을 쓰고있는 것이다. 시사점있는 장면들이 쌓이지 못한 채 갑자기 배트맨과 주요 배역간의 토론이 벌어지니 관객은 딴전을 피울 수밖에 없다.

영화는 주요 포인트 중 하나인 경찰 내부의 배신도 말로 조진다. 조짐은 없고 시작부터 끝까지 배역들간의 토론에서만 경찰 배신 이야기가 나오다 결국 경찰의 배신이 하비 애인의 죽음이라는 큰 사건을 만들어낸다.

배트맨류의 영화에서 많이 기대하는 것이 화두다. 이 영화에 평단의 반응이 좋은 것도 화두의 삽입에 노력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가 말하는 화두는 대략 3가지, '인간의 적은 '게임의 룰'이다', '진실만으로 악과 싸울 순 없다.', '괴물과 싸우기 위해 우리는 괴물이 되기도 한다.'이다

개개의 화두들은 모두 괜찮다. 문제는 비중있는 화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세개의 화두가 모두 가볍지 않고 저마다 각개의 연결 스토리를 가지면서 영화 내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하나가 주제가 되고 나머지는 본류 주변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며 생동감과 추진력을 주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모두 서로 주제를 다투는 화두가 된 것이다. 하나로 정리되어야 할 막판에 한꺼번에 화두가 쏟아지니 관객은 뭘 들어주어야 할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만약 내가 감독이었다면 '게임의 룰'을 주제로 삼고 나머지 두개는 스쳐가듯 처리했을 것이다. 시민들이 게임의 룰을 바꿈으로서 위기를 극복한 장면은 영웅보다 시민의 각성에 의해 게임의 룰을 바꿀 때 세상은 배트맨 없어도 안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는 영웅 배트맨의 고민에 확실히 일치하는 해결책이었다.

영화가 이 화두를 중점적으로 집중했었으면 보다 깔끔하고 통렬했을 것이다. 괜히 하비나 고든 등이 폼 잡을 것 없었다. 고든이 부활하고 하비가 흉측한 얼굴을 드러내며 관객을 피곤하게 할 필요도 없었다. 배트맨과 조커만 신나게 놀고 나중에 그 놀음판을 시민과 죄수호송선 간의 긴장된 장면으로 정리하면 되었다.

레저의 조커 연기도 잭니컬슨을 능가하는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잭니컬슨이 자꾸 떠올라 아쉬웠다. 누가 더 연기를 잘해서가 아니다. 그건 분장 때문이었다. 가장 재밌는 컨텐츠는 인간의 연기다. 잭니컬슨은 세밀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레저는 분장이 너무 두꺼워 표정을 볼 수 없었다. 대신 마른 침을 넘기는 소리가 표정의 표현력이 제한을 메꾸었는데 그걸로는 많이 부족했다.

30대 후반의 여배우들이 보톡스를 맞고 팽팽한 피부로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젊음 때문에 연기를 잃은 여배우란 생각을 했었다. 그 팽팽한 보톡스가 표정을 살리지 못해 그녀들의 얼굴은 항상 어색했고 그게 드라마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레저의 연기를 보고 보톡스 맞은 여배우가 떠올랐다.

배트맨 올해 본 영화 중에 그나마 괜찮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외적으로 영화기근사태에 두드러져보일뿐 역작은 절대 아니다. 배트맨 영화의 미덕인 죽음에 대한 신중함까지 포기하고도 이뤄낸 성과는 별로 없다.

요즘 영화계 국내와 헐리우드 막론하고 영화 너무 대충 만드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자본의 입김이 너무 강해서일까? 어쨌든 이 대충 만든 영화들이 나중에 영화계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전에 뭔가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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