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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3월 마지막주 『tv가이드』에 실린 칼럼입니다. 이 칼럼은 "당초부터 끝까지 보겠다는 작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드라마를 숫제 보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하고, 영화와 방송문화 발전을 위해서도 진득하게 관람하도록 "영화나 tv를 보고 즐기는 방법을 계도"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칼럼이 말하는 것을 요즘 말로 하면 이겁니다. <끝까지 다 봤어? 안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 『tv가이드』는 제목 그대로 tv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잡지로 한때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 큰 인기를 끌다 몇년 전 폐간된 주간지입니다.

23년전 칼럼의 논지가 요즘과 비교해 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만약 지금 이런 말을 했다간 글쓴이는 개콘의 '달인'처럼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생산자가 소비자의 선택을 나무라고 생산품에 맞게 소비행태를 계도하겠다는 태도에 여론은 경악할 것입니다.

그러나 23년전엔 이 칼럼은 별다른 논란없이 받아들여졌을 겁니다. 지금이야 케이블과 위성채널이 생기면서 수백개의 채널이 돌아가지만 당시엔 공중파 채널 딱 4개였습니다. 거기에 리모콘도 없었습니다. 방송을 진득하게 안볼 수 없었고 그러지 않은 사람은 타박도 좀 들었습니다. 국민을 계도의 대상으로 보는 권위주의가 만연한 시대적 상황도 시청자에게 "계도"란 말도 쉽게 뱉을 수 있게 만들었을 겁니다. * 인터넷 시대인 오늘날은 오히려 정부가 시민으로부터 계도의 대상이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말하는 하루 6000명이 관람한 85년 흥행 영화는 뭘까요? 찾아보니 85년엔 깊고푸른밤과 어우동 두 영화가 50만명 가까운 관객으로 1위를 다투었습니다. 칼럼의 태도로 보아 사극에로를 표방한 어우동을 말하는 건 아닐테도 깊고푸른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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