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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나 '사정'으로 기사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못합니다


좋은 기사를 하나 봤습니다. 한 유원지의 물놀이장이 흙탕물인데 그대로 개장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자마자 대박뉴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메인에 걸린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완전 흙탕물 물놀이장 개장이라?

그런데 댓글의 반응이 예상밖이었습니다. 적잖은 댓글들이 기사를 불만스러워했습니다. 그 반발의 강도도 아주 격렬했습니다.

기사에 반발하는 댓글들은 대략 두가지 정도로 정리 됩니다. 물놀이장 물이 흙이 섞인 흙탕물일뿐 더러운 물은 아니라는 것과 비가 온 뒤라 어쩔 수 없는 흙탕물이라는 것입니다.

흙탕물이 더럽지 않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는 소리입니다. 누구도 흙탕물을 먹지 않습니다. 혹시 먹게되는 환경에 처하더라도 얼마간 가라앉혀 먹습니다.

캄보디아의 하층민들이 흙탕물을 먹고 건강이 나빠져 구호단체에서 우물만들기 사업을 벌였습니다. 한국에서 몇년 뒤 그 곳을 방문했는데 흙탕물을 먹지 않는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몰라보게 좋아졌음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분명 흙탕물은 건강에 좋지 않은 물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수영중에 물을 먹을 수도 있는 흙탕물에 물놀이를 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수영장도 수질관리가 있습니다. 그런 관리를 야외수영장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에 근거해 기사를 쓸 수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 비가 와서 흙탕물이라는 것도 기사의 가치를 전혀 훼손시키지 못합니다. 그건 취재대상이 할 수 있는 변명이지 기사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반론이 아닙니다. 비가 와서 흙탕물이니 수영장 이용자가 이해하라는 건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반론'과 '사정'을 착각하는 댓글들을 자주 봅니다. 기사에 달린 비판적 댓글들이 반론을 하기보다는 '사정'을 들어 글쓴이를 매도하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취재대상의 변명이나 사정이 기사의 가치를 깍아먹진 못합니다.

변명이나 사정은 제기된 문제에 조치를 취한 후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변명이나 사정을 먼저 앞세워 문제를 무마하려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이건 관대한 게 아니라 일처리가 잘못된 것입니다.

자신의 맘에 안드는 기사가 있을 것입니다. 댓글을 달고 싶을 겁니다. 그럴 땐 항상 자신이 반론을 하는 건지 사정을 하는 건지 생각해봅시다.

반론 깔끔하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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