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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장하준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불온서적으로 분류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좀 황당했습니다. 바로 한 달 전 쯤 읽었던 책인데 전 오히려 이 책의 '독재 불가피론'으로까지 보이는 부분들에서 장교수의 정치적 지향점이 조금 의심스럽기까지 했었습니다. 보수적 성향의 국방부 쪽에서 봤을 때 엷은 미소가 지어질 수 있는 내용이 적잖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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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장하준교수입니다. 책 표지 안쪽에 있는 장하준교수에 대한 소개를 보면 이분이 상당히 유명하신하신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 중에서 노벨경제학상에 가장 근접한 분이라는 얘기도 있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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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이 그의 책에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장하준교수는 한국의 경제학 수준을 높이고 알린 분으로 한마디로 국위선양 하신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하준교수의 이력으로 보자면'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권장도서로 뽑아야 할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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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아주 권장할만합니다. 한국에 대한 칭찬 일색입니다. 영어권독자를 위해 쓴 책인데 한국출신의 학자가 너무 한국칭찬을 해서 좀 민망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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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한국의 발전에 대한 감동이 책 곳곳에 넘쳐납니다. 보수적인 사람일 수록 흐믓해할 내용이 많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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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군부정권에 대한 옹호론이 지나쳐 국방부를 위한 책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군부정권에 대한 옹호로 비치는 것에 대한 경계로 비판적 시각을 가미할 법도 한데 이 책은 그런 게 없습니다. 한국의 70. 80년대에 대한 거침없는 칭찬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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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비판해서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책도 있다하는데 이 책은 삼성도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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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관도 아주 양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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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의 입맛에 맞는 건 그뿐 아닙니다. 이 책은 한국경제가 IMF 이후 뭔가 어긋낫다며 김대중정권 책임론의 뉘앙스까지 풍깁니다. 이 정도면 보수진영에서 박수치고 환영해도 모자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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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더 얘기하죠. 이 책은 보수진영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정부패에 대해서도 경제발전에 방해가 안된다며 아주 유화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진보진영의 부정부패 공격에 대해 보수진영이 취할수 있는 쌈박한 논리적 근거도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한국의 주류인 보수진영으로선 정말이지 더할나위 없는 내용들로 가득찬 책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책이 국방부의 불온서적이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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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서입니다. 장교수는 영국과 미국이 신자유주의를 부르짖지만 실제 경제발전 초기 이들 나라의 발전을 이끈 것은 계획경제였고 지금도 이들 나라들이 정부주도형 정책의 끈을 놓지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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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도 올바른 정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싱가폴공항이나 한국의 포스코가 공기업으로 거둔 성과를 소개하고 민영화로 인해 파탄난 기업들의 얘기를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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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의 성공도 자유주의가 아닌라 계획경제 덕분이었다는 것도 재인식시켜줍니다.

90년대까지 계획경제 몇년이니 하는 소리를 언론을 통해 귀에 따갑게 들었습니다. 계획경제가 한국경제의 동력이었다는 것은 진보 보수 가릴 거 없이 누구나 동의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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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도 기억이지만 이 부분은 세계경제학계가 탐탁치 않아하면서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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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는 반자본주의나 친사회주의 서적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학 내의 일파인 신자유주의를 비판적으로 보는 책입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해 맹신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현 집권세력에게 불편할뿐 국방부가 우려를 표할 부분은 별로 없는 책입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전통적인 한국군대의 국가주의나 반공주의 때문이 아니라 새로 집권한 정치세력의 이념에 반하기 때문에 불온서적이 된 거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이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국방부 관계자가 밝힌 부분에서도 드러납니다.

그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대중적 교양서를 ‘불온’으로 분류한 근거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괜찮을 수 있지만, 부분적으로 세계화나 공기업 민영화 등 현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어 나름의 분석과 기준에 의해 분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분류 근거를 공개하라는 요구에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데, 괜히 공개를 통해 논란이 확산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거부했다.(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국가의 기관 중에 가장 무거워야할 군대가 이념적 부분에서 집권세력에 따라 흔들리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군대가 국민적 신뢰를 상실할 수 있습니다. 국군의 이념은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국토수호입니다. 국방부가 국토수호와 별 관계도 없는 신자유주의까지 왜 상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사마리아에 나오는 내용들은 십수년 전까지만 해도 국가적으로 추진되었고 박수받았던 정책들입니다. 그것들이 이제와선 정치적으로 계승한 집단에게 부정되고 있습니다. 집권세력이 외부에서 취한 이념에 의해 우리 경제발전의 토대가 되었던 정책과 역사가 부정되고 따라서 역사가 부정된 것입니다.

이건 정말이지 나라 꼬라지가 아닙니다. 우리가 영미 신자유주의자들의 자식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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