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백만부 돌파 가능성 있다

'아고라' 구매는 아주 효율적이고 건강한 저항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를 샀습니다.

무슨 책인지는 대략 아실 겁니다.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이 아고라를 중심으로 촛불집회를 기록하고 분석한 책입니다. 이 책을 엮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아고라폐인이라고 소개했는데 앞으로 선집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책은 네티즌의 특성에 맞춰 가볍게 접근할 수있도록 꾸몄습니다. 촛불에 대략적인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화보를 펼쳐보듯 자신의 기억과 대응시켜가며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사면서 두가지 용도를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5월부터 시작된 촛불집회의 기록물이 필요해서입니다. 몇년 후 아이들이나 누군가가 촛불에 대해 물어보면 이 책을 뒤져 얘기해줄 수 있을 겁니다. 또 역사가 된 촛불과 관련이 있는 글들을 쓸 일이 있을텐데, 그 때마다 이 책에 자세하고 재밌게 기록된 내용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겁니다.

둘째는 다른 사람들과 책을 나눠보기 위해서입니다. 이 책은 여러가지 정치적 이슈들을 아주 명쾌하게 정리해놓았습니다. 정치적 이해가 없는 사람들과 얘기할 때 이 책의 간단명료한 내용들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내 주장을 이해시킬려면 여러모로 비용이 드는데 이 책은 그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치논쟁의 효율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책이라는 거죠.

그런데 이 책은 얼마나 팔릴까요? 백만부만 팔리면 엄청난 사건이 될텐데 과연 그럴 가능성은 있을까요?

두번의 백만집회가 있었는데 각 50만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합니다. 연인원으로 보면 그동안 촛불집회에 수백만명이 참석했습니다. 촛불집회에 적극 공감하고 행동까지 나선 사람들을 모두 모은다면 백만은 충분히 넘을 겁니다. 이명박탄핵에 서명한 사람들도 130만을 넘었는데 이들도 아고라책의 정치적 방향과 거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라면 또 아고라의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겁니다. 백만부 돌파는 전혀 무리한 목표가 아닌 거죠.

구매유인도 있습니다. 아고라가 백만부를 돌파한다면 그 이슈는 우리 사회를 계속 지배하게 될 것이고 그간 두번 개최된 백만집회의 몇배의 효과가 될 것입니다. 백만집회 참석할 때 드는 비용은 개인 당 최소 1만원은 넘을 겁니다. 이렇게 볼 때 책 '아고라'의 구매는 촛불이 원하는 정치적 목표에 아주 적은 비용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제적 선택이 됩니다. 백만집회 참석 비용에도 못미치는 돈으로 아주 편하게 그 몇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촛불에 공감하는 사람들로선 구매안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역까지 감안하면 백만부 목표는 안정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간 지역민들은 거리의 제한 때문에 지역에서 서울의 집회를 그저 바라봐야 했습니다.  이렇게 집회를 지켜보기만 한 지역민들이 그 미안함 때문에 한권씩 구매하기로 한다면 판매부수는 또 늘어나게 됩니다. 이쯤되면 백만부 돌파가 그리 어렵지도 않아 보입니다.

만약 책 '아고라'가 백만부를 돌파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들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인한 커뮤니티 아고라는 자신감 백배 될 것입니다. 반대로 상대는 아고라가 이끄는 피플파워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더 커지게 됩니다. 아고라 파워의 실체를 확인한 상대는 아고라를 중심으로한 인터넷을 이제 신중하게 접근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울질 하던 사람들의 저울추는 아고라로 좀 더 기울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아고라 백만부는 정국의 획기적 전환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은 정신건강에도 보탬이 될 겁니다. 아고라를 사며 권력에 저항 했다는 뿌듯함이 책을 볼 때마다 떠오르면서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효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전 아고라를 샀습니다. 그리고 두어권 더 살 계획입니다. ^^

친철하 아고라폐인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용어설명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