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촛불이 과격해졌다고? 이전과 비교해보자면 촛불이 좀 더 격해진 건 사실이다. 불법집회 운운하는 경찰의 협박(?)에 피켓조차 들 수 없었던 초기의 촛불과 비교하면 과격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격해졌을 뿐 폭력시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경차는 촛불의 평화적인 가두행진을 막는 불법주차(?)된 경찰의 차단막이었다. 시위대는 이 경찰차를 끌어내기 위해 봉으로 때려 창을 깼고 줄을 묶어 끌어 당겼다.

시위대가 봉을 휘두른 것도 무차별적 진압을 하는 경찰을 막아내기 위한 것이지 애초에 그들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은 아니었다. 어떤 식으로든 경찰의 봉쇄망을 뚫기로 맘 먹었다면 전경 차 앞에 서너명 정도만 봉을 들게 했을리 없다. 시위대는 국민과의 소통을 차단한 이명박 정권의 상징적인 명박산성을 끌어냄으로써 국민의 뜻을 이 정권에 강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변명을 해야하는 상황이 참으로 불쾌하다. 왜 시민의 촛불이 검열받아야 하나? 시작부터 그들은 촛불을 감시하고 끊임없이 '촛불이 변질되었다'며 시비를 걸어왔다. 그들은 처음엔 법의 이름으로 피켓은 물론이고 구호까지도 막았다. 그러나 한번 봇물이 터지고나니 엄벌하겠다던 피켓과 구호에 대해선 이제 말도 없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저항을 하기 위해서 검열을 통과해야 하고 통과한 저항만을 표출시킬 수 있다는 게 웃기지 않은가?

먼저 검열 받아야 할 쪽은 저항이 아니라 정권의 민주주의다. 처음엔 정권의 대응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의 저항 수위는 스스로 조절될 수 있다. 그러나 정권의 대응을 알고난 후에 저항은 정권의 대응과 연계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권의 민주주의가 먼저 검열받고 그 다음 순서가 저항이다.

지금 촛불의 격함과 이 나라의 민주주의 중 어느 게 더 큰 문제인가. 어떤 것이 더 이 나라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가? 촛불에 대한 걱정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위기와 연계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할 것이 촛불인가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촛불은 솔직히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