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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의 너무좋아엔 무언가를 꿰뚫는 통쾌함이 있다. 그게 무언가 생각해보니 섹스다. '너무좋아'에는 섹스의 전 공정(?)이 모두 들어있다.

태복은 처음 경아의 애를 태우는 말을 늘어놓는다. 점점 경아의 애가 고조될 쯤 경아가 좋아 자지러질만한 말을 한방 날린다.

이건 전희다. 바로 상대의 성감을 건드리지 않고 주변을 돌다가 애가 탈 때 쯤 살짝 건드려주는 아주 수준 높은 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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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건드림에 뒤로 넘어가기 직전인 경아에게 태복이 '뽀왁' 하는 신호음을 날린다. 그 신호음과 함께 경아의 괴성이 시작된다.

태복이 내는 신호음은 구멍을 막고 있던 무언가를 떼어낼 때, 진공이 일시에 개방될 때 나는 효과음이다. 전희가 끝나고 그 다음 과정이 시작됨을 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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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아에게 효과음을 날린 후 태복은 객석으로 파고들 듯 비행기 프로펠러처럼 온 몸을 돌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섹스의 반복된 동작, 태복은 그 반복을 표현하고 있다.

태복이 프로펠러 동작을 반복하는 동안 경아는 "아이좋아"하며 절정을 앞에 둔 듯한 괴성을 계속 질러댄다. 경아의 희열에 찬 표정과 사지를 가만있지 못하는 몸짓은 설명이 필요없는 에로영화의 한 장면이다.

너무 좋은 나머지 괴성을 자제하지 못한 경아, 절정이 끝나고 민망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항상 흥분과 상대에 대한 끝없는 애정만으로 섹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아가 오바 후에 소리지르는 "아이 쪽팔려"는 관계 후의 부끄러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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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의 은유는 동작뿐 아니라 둘의 관계에도 들어있다. 태복과 경아 둘이 상징하는 남여의 궁합은 찰떡이다.

태복은 나훈아를 닮았다. 원래 닮기도 했고 의도적으로 분장도 한 것 같다. 나훈아의 섹스어필은 힘 좀 쓸 것 같은 그 촌놈이미지에서 나오는데 태복은 바로 그 촌놈의 캐리커처다.

시퍼런 아이새도우와 진한 루즈의 촌스런 화장을 한 경아는 그 촌놈에 필이 꽂힌 아줌마다. "아이좋아"라며 시원하게 질러대는 괴성은 정아가 아줌마라는 의심을 굳힌다.

너무좋아는 섹스의 과정뿐 아니라 그들의 관계까지도 빈틈없이 은유하고 있다. 이 코너가 주는 후련함은 바로 어느 구석도 놓치지 않는 은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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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은유하는 작품들은 많다. 그러나 그 은유는 노골적이고 단편적이다. 너무좋아처럼 섹스코드가 이렇게 전 과정에 은유되어 있는 작품은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섹스를 흉내내고 갈망한다. 우리의 상상은 섹스로 수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의지가 아니라도 섹스는 은유할 수 있는 것이다.

<너무좋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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