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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에 적었던 글입니다. 당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원래 제목은 '대선을 앞두고 꼭 읽어봐야할 명문'이었습니다.


로마인이야기를 읽고 탄성을 크게 질렀던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스의 위대한 정치인 페리클레스가 자랑스런 조국 그리스를 두고 한 말인데, 총선을 앞둔 지금 새겨 보기에 딱 좋은 명문이라 소개합니다. 


우리의 정치체제는 다른 나라의 제도를 흉내낸 것이 아니다. 남의 이상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로 하여금 우리의 모범을 배우게 하는 것이다. 소수의 독점을 배격하고 다수의 참여를 수호하는 정치체제, 그 이름을 민주정치라고 부른다.

이 정치체제에서는 모든 시민이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 공적 생활에 봉사함으로써 주어지는 명예도 세인이 인정하는 그 사람의 능력과 업적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고, 출신 가문이나 성장 과정에 따라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령 빈곤 속에서 입신했더라도, 나라에 유익한 능력을 가졌다면 가난하다는 이유 때문에 그 길이 막히는 일은 없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자유로이 공사에 이바지할 길을 가졌으며, 또 사적인 생활에서도 나날이 완벽한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의심이나 질투가 소용돌이 치는것까지도 자유라고 말할 만큼 완벽하다. .... 그러면서도 나날의 수고를 잊게 해주는 교양과 오락을 만끽하고, 경기와 제전을 해마다 정해진 날에 개최하고, 주거도 쾌적하게 정돈하는 것이 중요함을 잊지 않는다. ....

자녀교육에서도 상호간의 간격은 크다. 그들(스파르타인을 말한다)은 어릴 적부터 엄격한 훈련을 실시하여 용기를 함양하기에 힘쓰지만, 우리는 자유의 기풍 속에서 자라면서도 위기가 닥쳤을 때는 물러나는 일이 없다.

우리는 시련을 대할 때에도 그들처럼 비인간적인 엄격한 훈련을 받은 뒤의 예정된 결과로써 대하지는 않는다. 우리 개개인이 가진 능력을 바탕으로 한 결단력으로 시련을 대한다. 우리가 발휘하는 용기는 관습에 얽매이고 법률에 규정되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아테네 시민 개개인이 일상생활을 할 때 갖고 있는 각자의 행동원칙에서 생겨난다....

우리는 절박함 속에 미를 사랑하며, 탐닉함이 없이 지를 존중한다. 우리는 부를 추구하지만 이것은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함일뿐, 어리석게도 부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다. 또한, 일신의 가난을 인정함을 수치로 여기지 않지만, 빈곤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함은 깊이 부끄러워한다. 우리는 사적인 이익을 존중하지만, 그것은 공적 이익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서 발휘된 능력은 공적 사업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곳 아테네에서는 정치에 무관심한 시민은 조용함을 즐기는 자로 여겨지지 않고 시민으로서 무의미한 인간으로 간주된다.....

종합해서 말하면, 우리 아테네는 모든 면에서 그리스의 학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아테네의 시민이라는 명예와 경험과 자질의 종합체로서, 하나의 완성된 인격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말장난이아니라 사실을 바탕으로 한 진실이라는 증거로, 우리의 이런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으로 구축된 국력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시오노나나미가 이 글을 소개하며 한마디 합니다.


참으로 격조높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정론이다. 자유주의자의 바이블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2천500백년이나 지나 인류는 진보하고 있을터인데도, 20세기 말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 페리클레스처럼 간결하고 명쾌하며 품위있는 연설을 할 수 있는 지도자를 과연 가지고 있을까.


제가 페리클레스의 말에서 제가 가장 감명받았던 것은 정치에 관한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곳 아테네에서는 정치에 무관심한 시민은 조용함을 즐기는 자로 여겨지지 않고 시민으로서 무의미한 인간으로 간주된다.

정치를 모르는 것은 자랑이 아닙니다. 시민으로서 무의미한 인간입니다. 아무리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라도 이 진리가 폐기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자신이 참여하는 공동체의 정치를 모른다는것을 적어도 큰 소리로 떠들진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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