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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청동 40계단 앞입니다. 태극기를 달고있는 리어카가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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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건 태극기만 아닙니다. 리어카 뒷면에 붙이고 다니는 것들도 흥미롭습니다. 사진을 찍으니 뭐라고 손짓을 합니다.
사진 찍지 말라는 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모른 척하고 다가가 천연덕스럽게 물었습니다.
"리어카에 태극기를 다 꼽고 다니시네요."
"저거 꼽고 다니는 사람 나뿐이라니까."
금방까지 대화를 나눴던 사람처럼 얘기합니다. 조금도 경계함도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아까 손짓했던 것도 태극기에 대해 얘기해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옛날엔 '고이즈미 나쁜 놈'이라고 적고 다녔는데 시장 사람들이 막 말려. 일본사람이 손님인데 그러면 일본사람들 안온다고. 그래서 그건 뗏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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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리어카 안을 들여다봤습니다. 밥솥, 책, 카메라 삼각대, 카셋트. 카셋트는 고물이 아닌가 봅니다. 흥겨운 트롯트가 나옵니다.
"종이는 얼마나 주죠."
"1키로 80원 밖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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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거 일제네요. 이건 고쳐서 쓸 수 있습니까?"
한눈에 봐도 고물입니다. 괜히 너스레를 떨어봤습니다.
"그게 될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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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뭡니까? 쓰시는 거예요?
"내 물컵. 막걸리 마실 때 쓰는 거야."
아닌게 아니라 컵에는 막걸리 입자가 말라붙어 있었습니다. 쓰시기 전에 한번 쓱싹 닦고 쓰시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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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봐봐."
제가 리어카에 흥미를 느끼는 게 좀 신나신가 봅니다. 반대편에 붙어있는 삐삐를 보여줍니다.
"삐삐네요. 이거 돼요?"
"지금 안돼지. 옛날에 내가 산거야."
되지도 않는 삐삐를 왜 아직도 버리시지 않고 붙이고 다니시는지. 옛날 꺼라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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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락숀도 있습니다. 그것도 양쪽에.
갑자기 전화카드 수십장을 꺼내서 물어보십니다.
"이거 바꾸는데 아나?"
"전화국 가면 안바꿔주나요? 예전에 했는데 지금은 안하나요?"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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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안에 아저씨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대청동 장씨'라고.
"오늘 얼마 버셨어요?"
"칠천원."
"얼마전엔 오만원 번 적도 있어. 그때 이것저것 많이 냈는데."
옆에 친구분에게 무용담처럼 5만원 벌었던 날을 얘기합니다.
"이제 또 도셔야 겠네요."
"오늘은 그냥 들어갈래. 국제시장으로 해서 두번 돌았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일흔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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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때 많이 즐거우셨는가봅니다. 태극기도 월드컵부터 달았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인사를 하고 일어나는데 명함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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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청동에서 장사장님 만나시면 인사 한번 하세요. 편하게 맞아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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