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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소고기사태, 의견수렴을 핑계로 손놓고 있는 서울대총학생회
* 민주주의를 편향되게 이해하고 있는 서울대총학생회


지난 5월5일 서울대 총학생회가 미국산소고기사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이 공지에서 서울대총학생회는 "주권자들의 합리적인 의견수렴을 토대로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겠다"면서 "학우 여러분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총학생회의 입장-행동을 포함한-을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공지를 여기까지 읽는 순간 '이사람들 총학생회 맞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견수렴'을 통해서만 총학의 권한이 주어진다면 총학을 뽑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의견수렴기관을 하나 만들고 매 사안마다 학생들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면 됩니다. 총학을 뽑은 것은 학교 내외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 총학에게 판단과 행동을 위임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아주 결정적인 사안은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미국산소고기사태는 그런 결정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정권차원에서야 중대한 문제이나 학생에겐 사회적 이슈의 하나입니다. 학생이 정권차원의 이슈 중대성까지 고려해줄 이유는 없습니다. 대학생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옳고 그름을 따지고 행동하면 되는 겁니다. 이런 문제는 총학이 학생들에게 물어봐야할 게 아니라 판단하고 행동한 후 그에 대해 학생들로부터 평가받는 식이 되어야 합니다.

서울대총학생회가 이런 사안에 대해 판단과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애시당초 학우들에게 평가받을 행동은 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한 단체의 대표로서 일종의 무사안일주의라 할 수 있습니다. 판단과 행동이 두려워 구성원에게 미루는 사람들을 어떻게 리더란 말할 수 있겠습니까?

서울대총학생회는 소고기사태가 '다양한 쟁점'과 '전문적 사실관계' 얽혀있는 문제라며 의견수렴하는 이유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촛불시위에 대거 참여한 중고생은 그 쟁점과 논란을 깊이 생각하지 않아서 나온거라 말일까요? 아직 어린 애들이라서 그렇다는 걸까요?

서울대총학생회가 민주주의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민주주의의 일부일입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정통성 있는 대표에 있습니다. 귀족이 뽑은 왕이 아니라 민중이 뽑은 대표가 지도자가 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정통성 있는 대표가 지도력을 행사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선거로 뽑힌 대표가 지도력의 행사를 하지 않는 것은 그 뒤에 발생할 책임과 평가가 두려워서입니다. 그들은 민주주의가 두려운 것입니다. 

서울대총학생회 당신들의 민주주의 개념을 되찾길 바랍니다.


* 방금 서울대 등 여러 대학들이 시국회의를 가지고나서 미국산소고기 반대결의를 했다고 합니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이제사 판단과 행동에 나섰군요. 저러다 또 상황봐서 의견수렴 어쩌구 하는 거 아닌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서울대총학생회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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