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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당신들이 언론탓 하면 안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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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하락세가 10%대를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주 20%대를 간신히 회복했던 시청율이 다시 10% 중반에 가까운 시청율로 내려앉았다. 언론은 이런 무한도전의 하락세를 놓치지 않고 일제히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 그간의 무한도전 인기는 좀 개운치 않았다. 도무지 통쾌한 웃음이 나오지 않는, 간혹 피식거리는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다는 것에 머리를 갸우뚱 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무한도전이 웃길 게 없다는 것을 멤버들 스스로도 자인한 적도 있다. '유정' 편에서 유재석, 노홍철, 정형돈 팀이 하하, 정준하, 박명수 팀에서 벌어질 식상한 장면들을 우스개로 꼬집으면서 최소한 3명의 재치부재는 스스로 인정했었다.

그렇다고 유재석, 노홍철, 정형돈 중에 재간둥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도 서너개 중에 한개 정도 받아치며 선방하는 정도의 수준일뿐이다.

그건 분명했다. 무한도전엔 다른 인기프로그램같은 재치의 설전이 없었고 그때문에 무한도전의 재미(?)를 읽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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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무한도전 김태호피디의 고민

언론의 무한도전 하락세에 대한 관심에 일부 팬들과 관계자들 맘이 아무래도 불편한 것 같다. "무한도전에 대한 마녀사냥을 때려치우라"는 블로그의 글도 보이고, 언론의 무한도전 과소비가 우려된다는 김태호 피디의 말도 들린다.

그러나 한때 인터넷을 무한도전 기사로 도배시키며 언론효과를 맘껏 누렸던 무한도전 쪽에서 언론을 탓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지금이 '마녀사냥'이고 '과소비'라면 그 때는 '숭배'와 '과생산'이었다. 언론의 '숭배'와 '과생산'을 즐겼던 무한도전이 '마녀사냥'과 '과소비'를 불평해선 안되는 것이다.

'숭배'한 대상에 대한 실망이 '마녀사냥'이 되고 '과생산'한 것은 '과소비'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와서 언론을 비판하는 것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겠다'는 편협한 언론관을 드러낸 것일뿐이다. 지금 그들이 마녀사냥이 참기 힘들었던 것처럼 한때의 숭배현상에 짜증이 났고, 지금의 비판에 통쾌해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인기가 상승하면 언론에서 기사를 쓰기 시작한다. 그 기사는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면서 프로그램의 시청율을 다시 높이고 매체는 더 많이 모여든다. 권력의 소용돌이 현상으로 빨아들인 매체와 사람이 다시 권력의 벽돌이 되어 철옹성을 만든다. 매주 기사가 쏟아지고 기사에 압도된 사람들은 세뇌된 것처럼 채널을 그 프로그램으로 돌린다. 이것이 바로 연예계에서 보이는 권력현상이다.

특히나 무한도전의 권력은 대단했다. 출연 중에 물의를 일으킨 팀원들이 시청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끄떡 없이 계속 활동할 수 있었다. 정준하가 술집 사건으로 몇번의 거짓말이 드러났음에도 무한도전 연출진은 정준하의 말을 믿는다고만 했다. 정준하 술집 사건을 쇼의 우스개로까지 쓰는 그들에겐 권력의 오만함까지 느껴졌다. 노홍철의 데뷔시절 강간에 가까운 성적 고백은 거의 기사화 되지도 않았다.

무한도전에 대해 적당히 둘러댈 인기요인을 찾지 못한 언론이 이들에게 갖다 붙인 것은 캐릭터였다. 캐릭터가 무한도전의 강점은 맞다. 그러나 재치를 받쳐주지 못하는 출연자들이 캐릭터만으로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뭔가 마땅치 않은 둘러댄다는 느낌이었다. 여기에 포맷의 새로움이란 설명을 덧붙이고서야 조금 끄덕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포맷의 새로움은 금새 소진되었고, 재치부재의 상황에서 캐릭터만 반복적으로 호출하면서 식상해져버렸다. 캐릭터와 재치까지 갖춘 일박이일과 비교했을 때 이들의 취약성은 금방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이 개그부재의 상황을 극복할 재간둥이가 무한도전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한도전의 특성상 이미 권력화된 멤버들을 갈아치울 수도 없었다.

권력의 소용돌이가 강력한 것처럼 권력의 누수도 막기 힘들다. 그렇게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강대한 권력도 한번 균열이 생기고 누수가 생기면 제방을 무너뜨리고 봇물이 쏟아진다. 시청율이 하락하면 시청율 하락을 명분으로 매체는 조진다. 기사는 다시 무도의 평가에 악영향을 미쳐 시청율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그러면 이제 권력자를 구심점으로 놀던 매체와 기자는 떠나가기 시작한다.

지금 무한도전은 터진 균열로 봇물이 쏟아지기 일보직전이다. 권력의 틈을 눈치 챈 그간의 숭배자들이 돌변해서 공격 하기 시작했다. 권력의 소용돌이 효과를 누렸다면 이제 권력의 해체의 괴로움도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온 것같다. 지금 무한도전은 프로그램이 아닌 권력의 몰락을 겪고있다. 프로그램은 이미 재미를 상실한지 오래다. 권력이 '재미의 상실'을 지탱한지 한참 되었다.

김태호피디는 같은 인터뷰에서 무한도전을 장수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미국의 유명프로그램이 수십년을 살아있는 것처럼 무한도전도 그렇게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무한도전은 6명 출연자 외에도 피디와 프로그램 자체까지 인기를 얻은 한국에선 보기힘든 프로그램이다. 어쩌면 이번 위기만 잘 넘긴다면 김태호 피디의 생각이 가능할지 모른다. 많은 연예권력자들이 포진한 무한도전이 권력의 생리를 잘만 이용한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자면 그렇게 안되었으면 좋겠다. 무한도전은 자질로 보나 품성으로 보나 십수년을 빛낼 프로그램은 아니다. 계속 식상한 캐릭터만 호출하는 그런 무재치 방송과 도덕 불감증으로 시청자를 십수년간 짜증나게 하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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