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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에 대하여

커서 2023. 10. 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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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벌초 날짜 : 원래 과거엔 벌초를 봄 한식과 가을 추석 두번 했습니다. 한식과 추석에 벌초를 하는 전통이 자리 잡은 이유는 이 때 조상들 묘를 살피고 제사를 지내는 성묘를 했기 때문입니다. 조상들 묘를 살피게 되면 당연히 자란 풀과 나뭇가지들을 정리해야했겠죠. 그러다가 한식을 점차 지내지 않게 되면서 추석에만 벌초를 하게 된 것입니다. 추석 벌초는 음력 7월 15일부터 추석인 8월 15일 사이에 하면 되는데 보통 그 사이 휴일에 날짜를 잡아 합니다. 우리 잡안 벌초는 일요일인 지난 9월 17일, 음력으로는 8월 3일 진행하였습니다.


 
2. 벌초 장소 : 벌초 장소는 당연히 조상들 묘가 있는 곳이겠지요. 기장군 철마면 임기리에 신해 할아버지 묘소가 있습니다. 금정구 오륜동 못밑 문중산 중턱 쯤엔 신해 할아버지 아들이신 재하 할아버지의 묘소가 있습니다. 바로 아래엔 십여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한 집안 수목장이 있습니다. 더 내려가서 도로 변 완만한 땅에 묘들이 모여있는데 여기도 우리 집안 묘소입니다. 오륜동이 걷기 핫플레이스가 되면서 주말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집안 묘소 바로 옆을 지나칩니다. 그래서 해마다 추석이면 우리 집안 사람들은 더욱 더 벌초에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3. 벌초 장비 : 예전엔 낫으로 벌초를 했지요. 저도 1990년대 낫으로 벌초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대부분 예초기를 씁니다. 전기 예초기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휘발유 예초기가 낫습니다. 예초기를 쓰면 돌이 튈 수 있습니다. 간혹 벌집을 건드릴 수도 있고요. 안면 보호구와 무릎보호대, 앞바지가 필요합니다. 풀을 베다보면 팔에 풀독이 오르거나 풀에 베이기도 합니다. 팔 보호를 위해 토시를 착용하기도 합니다. 베어낸 풀을 모아서 버릴 갈고리도 필요합니다. 한여름은갔다지만 9월 한낮 기온은 뜨겁습니다. 빨리 끝낼 욕심에 서두르면 탈진할 수도 있습니다. 마실 물은 꼭 준비해야 합니다. 간단한 다과도 준비하면 좋을듯요.


 
4. 올해 벌초 : 올해 벌초날엔 비가 추적추적 왔습니다. 벌초를 하면서 옷과 신발이 좀 젖었습니다. 추석 전에 비가 오는 날이 드문데 지구온난화로 기후가 습해져서 그런 거 같습니다. 예초기는 2대를 썼습니다. 김혁구 종원이 예초기를 관리하고 있는데 상태가 아주 좋았습니다.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깨끗하게 벌초를 끝냈습니다. 벌초 후 참석자들이 재실에 다같이 모여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김재근 종원께서 회를 푸짐하게 준비해오셔서 더 맛있는 점심이었습니다.  


 
5. 추석 성묘 : 벌초 12일 뒤가 추석이었습니다. 성묘를 위해 묘소를 찾았습니다. 벌초 후 풀이 약간 자랐지만 가지런하게 정돈된 모습이었습니다. 벌초로 깨끗해진 조상들 묘소에 인사를 드렸습니다. 성묘가 끝나고 재실에 갔습니다. 성묘하러 온 집안 사람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각자 싸온 추석 음식을 풀어서 나눠먹었습니다. 김재근 종원이 또 회를 준비했습니다. 벌초를 했기에 성묘를 드릴 수 있었고 성묘를 하러 왔기에 이렇게 또 모두 모일 수 있었습니다. 조상을 위해 벌초를 했는데 결국 우리가 그 벌초의 혜택을 살아서 보네요. 벌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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