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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없는데 왜 제사를 지내냐고 하지만 귀신이 없다는 건 제사를 누구보다 받들어 모신 유학 선비들도 잘 알고 있었다. 유교는 괴력난신을 믿지 않는다. 기독교가 동아시아에서 서양이 무력으로 밀어부치는 19세기 전까지 실패했던 이유는 교리가 괴력난신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죽은 사람이 부활하고 죽은 뒤에 천국 간다는 기독교 교리를 좀 한심하게 봤다. 선비들은 제사가 귀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니까 귀신도 없는데 제사는 왜 지내냐는 말은 조상 모독이다.

제사는 의식이다. 인간의 정체성 과반은 의식이 만든 것이다. 우리가 의식을 포기한다면 우리가 누구이고 인간이 무엇인지 답을 하기 힘들다. 그리고 의식은 세대간의 커뮤니케이션이기도 하다. 의식이 있어 구성원들이 만나고 무언가 공유하게 된다. 제사를 변화하는 세상에 맞게 바꿀 필요는 있다. 부모님 기일과 추석 설날은 최소한의 의식인듯 하다. 우리집도 작년부터 설날은 차례를 지내고 추석은 모이기만 한다. 모이는 것도 가족의 의식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는 선배는 애들 어릴 때 교회를 같이 갔을 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떠올린다. 기독교 신자들은 일주일마다 이렇게 의식을 치른다. 그걸 생각하면 유교의 나라 조선의 후손들 의식은 간단한 편이다. 가족 의식이 1년에 많아야 서너번이다. 그럼에도 제사라는 의식이 사라져가는 건 남녀의 불공평한 분담 때문일 것이다. 부담은 더 덜어내자. 공평하게 부담하고. 그러나 의식은 버리지말자.

드라마 갯마을차차차에서 제사 지내는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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