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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은 1996년 15대 총선에 첫 출마를 했다. 당시 김영춘은 고향 부산이 아닌 서울 광진구에 출마했다. 고향이고 상도동계였으므로 부산이 당연해 보였다. 김영춘도 부산에 출마할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김영삼이 그 길을 막았다. 

“영춘이 니는 서울에서도 경쟁력 있으니, 신한국당 후보로 쉬운 부산보다는 어려운 서울에서 출마해야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서울은 보수 정당 소속 정치인에겐 불리한 지역이었다. 상도동계 유력 정치인으로서 당선이 당연했던 고향 부산을 포기하고 서울에 출마한다는 건 힘든 선택이었다. 그러나 김영춘은 YS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선거 결과는 역시나 낙선이었다. 이후 4년 동안 바닥을 기며 활동한 결과 그 다음 16대 총선(2000년)에서 김영춘은 국회의원 빼지를 달게 된다. 

 

 


17대 총선(2004년)은 훨씬 수월할 수 있는 선거였다. 재선에 도전하는 정치인으로서 8년 동안 쌓은 지지기반을 잘 관리하면 당선이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김영춘은 그 쉬운 길을 마다하고 또 어려운 선택을 한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으로 가면서 그 기득권들을 모두 포기해버렸다. 지역주의를 깨려는 목표로 만든 열린우리당은 당세도 작았고 선거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과연 지역 기반 양대 정당 사이에서 살아남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이 불면서 김영춘의 승부수는 드라마틱한 성공을 거둔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김영춘은 열린우리당 실패에 책임을 지고 불출마 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 다시 도전했는데 서울이 아닌 부산이었다. 편한 길 마다하고 돌아 돌아 고향에 온 것이다. 그러나 15년 전 텃밭이었던 부산은 민주당으로 돌아온 김영춘에게 험지 중에 험지였다. 부산 첫 도전에서 김영춘은 피를 말리는 승부를 펼친 끝에 1위 새누리당 후보에 3500표 차이로 석패했다. 그리고 2016년 두번째 도전만에 김영춘은 지역주의 벽을 깨고 놀라운 승리를 거둔다.

 

 


김영춘은 매번 쉽지 않은 길을 갔다. 텃밭 고향이 아닌 서울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열린우리당의 무모했던 정치실험에 참여했고 민주당의 험지 부산에 도전했다. 그리고 이 정치적 실험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다선 의원은 많다. 그러나 김영춘처럼 이렇게 험지만 찾아다니며 클리어한 정치인은 많지 않다. 편안한 겉 모습과 달리 김영춘은 정치적 굴곡을 누구보다 압축적으로 겪은 단단한 정치인이다.

 

 


2021년 김영춘은 또 다시 험지를 찾았다.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다. 김영춘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출마했다 오거돈에게 단일후보를 양보한 바 있다. 부산시장은 7년만에 하는 두번째 도전이다. 2월 초반 현재 여론조사에서 김영춘은 국민의힘당 박형준에게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정권 후반기고 국민의힘당 지지세가 우세한 부산이라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박형준은 국민의힘당 텃밭이라는 부산에서 3번 도전해서 딱 한 번 당선된 사람이다. 매번 결과를 알 수 없는 어려운 선택을 해온 김영춘에 비해 박형준은 정치적 깊이가 한참 모자란 정치인이다. 김영춘의 저력이 올라오면 판세를 뒤집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마침 여론조사도 1위와 2위 지지율이 점점 좁혀지는 추세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김영춘은 기대가 된다. 부산시장은 김영춘에게 네번째 클리어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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