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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갑자기 엄청난 불꽃으로 덮이고 고막을 찢고도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는 폭음이 사방을 뒤덮는다. 어제까지일상을 감싸던 도시는 삽시간에 폐허가 되고 남은 사람들은 살균당하듯 죽어간다. 영화 우주전쟁은 SF라기보단 공포영화 가깝다.

인류가 외계인에게 공격당하는 일이 벌어질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외계인만 빼면 영화 속 공격은 현재와 그리 다르지 않다. 보이지도 않는 적의 공격이 온 세상을 뒤덮고 방금까지 바로 옆에서 얘기 나누던 사람을 산산조각 내버리는 장면은 지금 세계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다. 우주전쟁의 공포는 개연성 있는 공포다.

이라크인에게 미국은 외계인이다. 미국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영화속의 인류처럼 이라크를 깡그리 전멸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수많은 이라크인이 공포에 떨며 죽어갔지만 미국군인의 모습을 본 사람은 별로 없다. 철갑과 온갖 방어막에 둘러싸인 미국 군인들은 보는 것은 외계인을 보는 것만큼 경이로운 일이다. 

영화 우주전쟁은 미국에 의해 조장되는 학살의 경험과 공포를 미국인들이 체험하게 해주는 영화다. 무차별적인 폭탄으로 뒤덮인 이라크의 공간을 외계인을 통해 미국인에게 가상으로 체험하게 해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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