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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올린 글의 제목이나 관련 검색어를 포털에 쳐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가끔 내 글을 퍼다놓은 블로그를 보게 되는데, 마치 자신의 글인양 의도적으로 속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개의치 않는다. 출처와 간단한 촌평까지 남긴 포스트를 만나면 고마워 댓글을 달기도 한다.

최근 ‘미녀들의 수다’라는 방송프로그램 리뷰를 적은 후 제목으로 검색을 해봤다. 스크롤을 내리면서 검색결과를 훑어 보는데, 뉴스 부분에서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프리뷰에 드러난 제목과 일부 내용이 내 글과 비슷했다. 그런데 기사를 읽어보니 비슷한 정도가 아니었다. 

내 글은 ‘미녀들의 수다’가 특집용 방송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외국인 캐릭터 구축에 성공하면서, 교양과 오락을 잘 결합시킨 방송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그리고 방송에서 주목받는 10명의 캐릭터 성격과 인기요인들을 같이 소개했다. 기사도 10명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방식이었다. 캐릭터의 성격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내글과 흡사한 부분이 아주 많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위의 표의 내용들은 꼭 나의 글을 보지않았더라도 ‘미녀들의 수다’ 방송을 봤다면 떠올릴 수도 있는 감상이다. 그러나 비슷한 감상이 5번 이상 겹치는 건 확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기사엔 인터넷만 참고하여 적었다는 의심을 살만한 결정적 오류가 있다.

기사 중의 한 문장이다. <또 중국의 손요다는 한국인의 문화적 편견을 지적하는 말투가 사뭇 공격적이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중국 출연자의 이름은 ‘손요다’가 아니라 ‘손요(Sun Yao)’다. 도대체 ‘손요다’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두 이름은 발음상으로도 거의 연관을 찾아 볼 수 없는데 말이다.  

나의 글에서 ‘손요’에 관한 부분을 찾아보면 이렇게 나와있다. <중국여성 손요다. 인도의 '모니카' 베트남의 '원시 투'와 함께 도전적인 태도를 취하는 3인방이다.> 내가 게을러서 ‘손요’는 따옴표를 치지 않고 적었는데 혹시 기자가 내 글을 참조하면서 “손요다”라는 부분을 ‘손요’이다 란 뜻이 아닌 이름 ‘손요다’로 보고 위의 문장을 이렇게 이해한 것은 아닐까? <중국의 '손요다', 인도의 '모니카' 베트남의 '원시 투'는 함께 도전적인 태도를 취하는 3인방이다 >

이건 간단한 실수로 보이지 않는다. 방송을 봤다면 카메라노출 빈도가 아주 높은 ‘손요’의 이름을 '손요다'로 실수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방송을 제대로 보지 않고 기사를 적었다는 의심을 할만하다. 만약 방송을 제대로 보지 않고 적었다면 누군가의 것을 참고해 도움받아 적었을 것이고 가장 유력한 것은 컴퓨터 켜면 언제든 볼 수 있는 인터넷 상의 글들이다. 정황상 꼭 내 글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상의 글을  참고하여 적었을 소지가 다분하다.

인터넷의 글을 보고 참고하는 것을 탓하진 못한다. 그러나 인터넷의 지적자원의 사용엔 도의가 있다.

만약 누군가 원문의 아이디어나 내용 중 일부를 그냥 사용한다면 글쓴이는 창작 의지를 잃을 것이다. 반대로 착안 한 정도의 아이디어에도 원문의 이름을 붙여준다면 원문 저자는 더 창작열을 붙태워 인터넷의 풍성함에 한 몫을 할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 착안에 영향을 주었거나 일부의 내용을 참고해간 경우는 사실 글쓴이가 봐도 알기 힘들다. 많은 부분 참고했다 해도 글이 조금이라도 틀린다면 참고가 된 원문저자라는 주장을 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참고가 되는 글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따라서 다른 누군가가 그 기여로 시간과 수고를 덜었다면 물질적 보상은 아니라도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는 마땅히 있어야 한다. 인터넷이 질 높고 풍부한 지적자원으로 넘쳐날려면 이러한 규칙은 사용자들이 도의적으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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