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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해운대 백사장 모습입니다. 백사장 위로 강한 모래바람이 불자 모래축제를 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이 고개를 돌리거나 입과 코를 막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모래바람에 맞섭니다. 이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해운대 백사장엔 뿌연 모래가 가시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해운대 모래바람은 좀 낯선 풍경입니다. 바닷가에서 바람은 흔한 현상이니 오늘처럼 백사장을 뿌연 모래가 덮고 사람들이 입과 코를 가리는 모습은 흔했을텐데 해운대에서 그런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분명 바람도 있었고 모래도 있었지만 해운대에 모래바람은 없었습니다. 





낯선 건 모래바람만이 아니었습니다. 백사장도 예전에 알던 해운대와 달랐습니다. 원래 해운대 백사장은 밟으면 발이 푹푹 빠졌습니다. 그래서 백사장에서 걷기 힘들어 배후의 시멘트 보도를 걷다 최단 수직거리로 해변으로 다가가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해운대의 백사장은 걷기가 너무 편했습니다. 발자국만 약간 남길 뿐 발은 전혀 빠지지 않았습니다.  





모래를 한 줌 쥐어봤습니다. 미세한 가루를 쥐는 느낌이었습니다. 큰 알갱이들도 섞여 모래는 균질하지 않았습니다. 





모래를 털어내자 미세한 모래가루가 손에 남습니다.





옷에 닦자 미세한 모래가루들이 분말처럼 묻어났습니다. 

 




모래가루들은 잘 털리지도 않았습니다.





도대체 해운대 모래는 어디로 간 걸까요?


해운대 모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해안으로 가까이 가자 해운대 모래의 느낌이 느껴졌습니다. 모래에 발이 푹푹 빠졌습니다. 모래 위에 발자국이 아니라 모래자국이 나타났습니다. 해안 근처의 모래는 도로 쪽 모래와 전혀 성질이 달랐습니다.





한 줌 쥐어봤습니다. 모래가 도로 쪽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지 않았습니다. 도로 쪽 모래보다 끈기가 있었습니다. 

 




모래알갱이는 균질했습니다.





옷에 닦아 봤습니다. 먼지가 전혀 묻지 않습니다.




털어내자 바지는 다시 깨끗해졋습니다.


제 기억이 맞는 거 같습니다. 원래 해운대 모래는 알갱이가 균일하고 끈기가 있기 때문에 바람에 잘 날리지 않습니다. 날리더라도 먼지 같은 모래바람을 만들지 않습니다. 백사장의 뿌연 모래바람은 미세한 가루로 이루어진 도로 쪽 모래로 보입니다.


원래 해운대 모래와 성질이 전혀 다른 이 모래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모래일까요? 


부산시는 올해 해운대 백사장을 두 배 이상 넓혔다고 자랑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모래가 필요했을 겁니다. 그러면서 해운대 백사장 원래 모래와 성질이 맞지 않는 저질의 모래를 대량으로 해운대에 공급한 게 아닌가 추측됩니다.


옛 모습 되찾은 '해운대 백사장', 폭 100m로 확 넓어져


백사장을 넓히는 의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깨끗한 모래와 모래바람 없는 청명한 해변이라는 해운대의 중요한 장점을 약화시킨 게 아닌가 우려됩니다. 부산시가 해운대 모래바람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해운대의 명성은 크게 훼손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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