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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왕 김자취' 요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군대밥상팀



"저희 팀 이름 '3수'는 무언가 없다는 공통점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한 친구는 현재 군대에 있어 '자유'가 없고, 다른 친구는 '애인'이 없습니다. 저는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아직 '직장'이 없습니다. 여기에 각자 이름에 '수'자가 들어간다는 공통점까지 엮어 3수라고 지었습니다."

 

지난 5일 부산시 중구 부평동 '풍류고택'이라는 음식점에서 '요리왕 김자취'라는 독특한 요리대회가 열렸다. '청년과 세상을 잇는다'는 신조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 모임 '프로젝트 바람'이 주최한 이 대회에는 6개 팀이 참가해 요리 대결을 펼쳤다. 

 

3수 팀은 국수 버거에 도전했다. 다양한 재료에 비주얼도 신경 쓴 다른 팀에 비해 다소 간소한 요리였지만 자취 청년의 요리란 점에선 눈길을 끌었다. 청년의 바람과 고민을 잘 농축한 '무언가 없다'는 의미를 가진 팀 이름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그런데 맛이 스토리를 받쳐주지 못해서일까? 3수팀은 4위에 머물렀다. 


1위는 두부 스테이크를 선보인 '군대밥상 팀'이 차지했다. 군대밥상 팀은 20대와 군대가 교차하는 절정의 시기를 지내는 팀답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을 소개해 심사위원과 게스트의 눈길을 끌었다. 밥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는 자취 요리의 소신을 가지고 밥에 맞춘 담백한 요리도 심사위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뺄까말까 팀'은 자신의 팀 명이 살과 음식에 대한 번뇌와 욕망을 표현했단다. 요리도 다이어트 할 때와 포기할 때에 맞춰 두 가지를 준비했다. '번뇌'와 '욕망'을 너무 많이 표현해서인지 여성 4명이 분주히 움직였지만 요리는 대회 막바지에 간신히 끝낼 수 있었다. 뺄까말까 팀은 3수 팀과 함께 공동 4위에 그쳐 얼굴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풍류고택은 앉을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 찼다. 요리 대회 참가자와 게스트까지 총 70여 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클럽도 아닌데 20대 청년 70명을 한자리에 모은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요리왕 김자취' 대회의 성공은 의심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독특하고 재미난 대회는 무슨 취지로 만든 것일까? 대회를 준비한 '프로젝트 바람'의 우동준 대표는 "청년이 할 수 있는 게 대출밖에 없다"고 했다. 청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우습고 사소해 보이지만 청년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프로젝트 바람은 '요리왕 김자취'를 통해 외쳤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망설이는 청년을 응원하고 세상과 이어주자는 것이다. 이번 요리 대회는 이런 취지로 프로젝트 바람이 매달 벌이는 다양한 행사 중 하나였다. 


프로젝트 바람은 5월에는 민주공원에서 어르신과의 장기 대회를 열 계획이다. 청년과 어르신이 '멍이야~ 장이야~'를 주고받으며 한바탕 신명 나게 노는 자리가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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