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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꽃분이네와 생탁 이야기

커서 2015. 4. 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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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이 흥행하면서 진짜 국제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전해진 꽃분이네 폐업 위기 소식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했다. 다행히 꽃분이네 문제는 부산시 중재로 해결되었다.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제시장 상권이 살아날수록 임대료 분쟁으로 제2, 제3의 꽃분이네가 속출할 거란 우려 때문이다. 


제2의 꽃분이네는 이미 현실화되었다. 꽃분이네 인근 가게가 폭등한 권리금 때문에 가게를 비운다고 한다. 감천문화마을에서도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최근 상황이다.
 
활성화된 상권에서 상인이 쫓겨나는 역설적 상황은 인근 광복로에서 이미 숱하게 벌어졌던 일이다. 광복로 임대료가 10년 전보다 10배 가까이 뛰면서 2005년까지 80%이던 토착 상인들은 10% 수준으로 줄었고 그 빈자리를 대기업이 채웠다.

 

광복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수백억 원의 세금을 투입했는데 그 성과를 건물주와 대기업 점포만 누리는 모양이 돼 버렸다.

 

다른 한쪽엔 '생탁' 장림 공장 노동자들이 300일 이상 파업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회사의 근로조건은 이렇다. 파업 전까지 한 달에 한 번 쉬고, 휴가는 가 본 적도 없다고 한다. 한 끼 식대가 쌀값 빼고 450원인데 휴일에는 이마저도 나오지 않아 고구마와 계란으로 대신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수십 명의 대표는 매달 1인당 2천만 원 정도를 받아갔다는 것이다. 1970년대 양조장들을 모아 만든 생탁에는 41명의 사장이 있다. 사장의 월급 총액이 생탁 연 매출의 30% 정도라고 한다.

 

꽃분이네 폐업 위기와 생탁 파업은 일하는 사람보다 건물이나 땅, 독점 면허 등 배타적 이권을 가진 사람이 직접 일을 하는 사람보다 더 많이 누린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유사점이 있다. 시민의 세금과 상인의 노력으로 상권을 활성화시키면 그 과실은 상인이 아닌 건물주가 더 많이 가져간다. 부산 시민이 생탁을 많이 마시면 그 과실은 노동자보다 회사 지분을 가진 사장들이 더 많이 가져간다. 꽃분이네와 생탁은 현재 우리 사회 구조적 부조리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은 건전한 노동 의욕을 무너뜨리고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켜 사회를 병들게 한다. 여러 꽃분이네와 생탁 문제가 잘 해결돼 우리 사회가 나아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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