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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소설

6편 두번째 부활자

커서 2014. 10. 1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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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서님 어떤 불편함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괜찮아지겠죠. 어제보다는 나아진 거 같습니다." 


자영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보통 사람들도 그럴 때가 있죠. 200년만에 오셨는데 새로운 육체에 적응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요. 힘드실 때마다 저희들에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처음인가요?"


"아니요. 기록에 첫번째 등장하는 부활자는 예수님이시죠. 커서님은 두번째예요."


진호가 생글거리는 얼굴로 재빠르게 말을 받았다. 미소가 지어졌다. 다시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어본 웃음이었다. 난 살아있을 때 기독교도가 아니었다. 기독교도가 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독교가 말하는 '영생'을 수긍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과학성이 문제가 아니었다. 영생 자체가 끔찍했다. 도대체 어떻게 영원히 살란 말인가? 1억년 동안 인간의 생리적 활동을 하고 산다고 생각해보라. 그건 죽음보다 더 끔찍한 일이었다. 당연히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내가 부활하고 나니 예수의 부활 기록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3일만의 부활이면 꼭 과학의 힘을 빌지 않아도 인간에게 잠재한 초자연적 능력으로도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왜 제가 부활자로 선택된 거죠?"


자영이 말을 받았다. 


"커서님의 기록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부활시키고 싶어도 기록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커서님이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남긴 기록들이 있었기에 커서님을 부활시킬 수 있었습니다."


"기록이 필요했다면 최근에 죽은 사람이 더 적합하지 않았나요? 저보다 훨씬 더 많은 기록을 남겼을텐데 굳이 200년 전 사람인 저를 부를 필요가 있었습니까? "


"부활자에겐 몇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일단 기록이 충분해야 하고요. 두번째는 부활자가 현재 생존한 가족과 생존기간이 겹치지 않아야 합니다. 부활자가 죽기 전에 본 손자가 지금도 살아있어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양쪽 모두 당혹스럽겠죠. 평균수명이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려면 최소 200년 전 사람이어야 합니다."


"200년 전에 충분한 기록을 가진 사람도 수십만 명은 있었을텐데 하필 왜 저죠?"


"수십만 대상자 중에 부활자를 압축하는 작업은 부활센터가 맡았습니다. 두번째로 부활하는 사람이 예수님 같은 분은 아니라도 적어도 이 시대 사람들이 반갑게 맞이할만한 사람은 되어야하겠죠. 범죄자거나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은 제외시켰습니다. 심리적 안정성도 고려했고요. 그렇게 해서 우리는 커서님을 포함한 10명의 대상자를 소셜에 추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셜에서 커서님을 부활자로 선택했습니다."


사람이 부활의 자격을 심판할 자격이 과연 있을까? 그러니까 이들은 죽은 사람을 재판한 셈인데 이건 염라대왕의 역할이다. 더 놀라운 건 이게 소셜에서 이벤트가 되었다는 것이다. 죽은 사람 10명을 두고 부활 오디션을 본 것이다. 어쨌든 내가 부활자로 선택된 과정은 알았다. 그러나 그들이 날 왜 부활시켰는지는 아직 모른다.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들과의 첫만남인 오늘은 더 이상 심각해지기 싫었다. 그외에도 물을 것이 너무나 많았지만 차츰차츰 묻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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