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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성이 부산시장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첫 반응은 '이해성이 누구지?'였다. 동구에서 구청장과 국회의원으로 세번이나 출마하긴 했지만 부산에서 이해성의 인지도는 낮았다. 심지어 민주당 시장 후보 경선 흥행을 위한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낮은 기대치와 달리 이해성의 선거에 대한 의지는 강했다. 지방선거 무공천 공약을 파기한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1인시위를 하고 무소속 오거돈 후보에 대해선 불가론을 내세웠으며 같은 당 김영춘 후보와는 중구의 존폐여부를 두고 정책 논쟁을 벌이면서 여야 후보 중 가장 활발한 이슈파이팅을 보여주었다. 
 
페이스메이커 정도로 보기엔 준비된 컨텐츠가 탄탄했다. 인지도 낮은 도전자의 열정이라기엔 견고했다. 한마디로 이해성 후보에겐 선거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한 지역에서 선거에 세번이나 떨어졌다. 인지도도 여야 후보들 중 가장 낮다. 이런 이해성 후보가 분출하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하나 떠오르는 게 있다.  동구 수정동 산복도로 위에 있는 레스토랑 산만디가 바로 그것이다.

 

 

 

 

2012년 총선에서 당선되지 못했지만 이해성은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켜 보겠다는 지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국회의원이 되어 바꾸려했었는데 당선되지 못했으니 직접 무엇인가 시도해야 했다. 선거 4개월 뒤 이해성은 자신의 선거사무소를 레스토랑으로 개조해서 문을 열었다.

 

 

 

 

그런데 왜 레스토랑일까? '국수집이나 하지 무슨 레스토랑이냐'는 말도 동네에서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해성은 동네 사람들 대상으로 하는 국수집으로는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외지인들이 드나들 수 있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이 산복도로 낙후된 지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게다가 레스토랑은 이해성이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해성은 제주도에서 호텔을 경영 해봤고 그의 아내는 이태리에서 요리를배웠다. 지역의 가치를 높이려면 우선은 성공을 해야했고 성공을 하려면 잘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했다. 그래서 이태리식 레스토랑 산만디가 산만디에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산만디의 임대료는 아주 저렴했다. 그러나 그건 달리보면 치명적 약점이었다. 누구도 들어오려 하지 않는 산만디에 대한 투자는 실패하면 모두 매몰되는 비용이었다. 배수의 진을 친 각오를 하지 않고선 투자할 수 없는 한마디로 모험이었다.

 

 

 

 

6개월 간의 적자를 견디고나서야 이해성은 산만디를 성공시켰다. 이 낙후된 동네에 외제차가 드나들고 '가긴 힘들어도 내려오기 싫은 곳'이라는 블로거의 평판이 이어지고 방송까지 탔다. 산만디는 맛집을 넘어 부산 명소가 되었다.
 

 

 

 

레스토랑이 동네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거란 이해성 후보의 예상은 적중했다. 사람과 차가 드나들면서 동네에 활기가 생겼다.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우리 동네 이런 거 있다며 손님을 모시고 드나드는 동네의 자랑이 되었다.
 

 

 


오랫동안 문을 닫았던 카페 앞 목욕탕이 다시 열렸고 2년 동안 임자를 찾지 못했던 건물에는 마트가 들어섰다. 과거 8천만원이던 산만디 인근 한 집은 1억을 넘어 부르더라고 한다.

 

이제 선거판을 휘젓는 이해성의 자신감이 이해된다. 선거사무소 플랜카드의 '짜치지예'가 어떤 배경으로 나온 건지 짐작된다. 이해성의 자신감과 견고함의 근거는 산만디, 바로 생활정치인 것이다.
 

 

 

 

이해성의 생활정치는 산만디가 다가 아니다.  이해성은 산만디를 시작점으로 인근 수백미터 일대를 풍미와 전통을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음식점 예술품으로 가득찬 문화거리를 꿈꾼다. 산만디는 그 터를 닦는 작업이다.

 

이해성은 산만디에서 아키데믹기업의 꿈도 꾼다. 산만디에서 이태리 요리를 배운 직원들이 부산 곳곳에서 산만디의 노히우와 브랜드를 공유하는 이태리 레스토랑을 차릴 수 있게 도울 생각이다. 산만디의 직원들은 돈 벌면서 요리도 배우는, 단순한 피고용인이 아니라 미래 가치를 공유하는 제자들도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부전동의 레스토랑 베파나다. 베파나는 체인점이나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이익만 아니라 꿈도 공유하는 사업장이다. 수정동 산만디가 부산 낙후 지역 살리기의 도전이라면 산만디2에 해당되는 베파나는 부산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이해성의 생활정치다.

 

 

 

 

산만디에 자극받아 가게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해성 이후 산만디에 가게를 차린 사람은 아직 없다. 산만디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의 투자는 여전히 모험이다.  제 2, 제 3의 산만디가 들어서기 위해선 해결되어야할 문제들이 한 두 개가 아니라고 한다. 이런 생활정치의 난관을 겪으면서 이해성은 자신이 어찌해볼 수 없는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욕구에 현실정치의 의지를 더 불태웠을지도 모르겠다.

  

 

 

 

산만디로 생활정치를 하고 있는 이해성은 이미 공약을 실천 중인 후보라 할 수 있다. 공약을 실천 중이라면 공약을 완성시키고 싶은 욕구도 가장 강할 것이다. 자신의 공약을 헛공약으로 만드는 정치인이 많은데 이해성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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