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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문재인 의원을 또 공격했다. "NLL 논란은 끝내자"는 문재인 의원에 대해 "무책임의 극치"라며 독설을 날렸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5대 불가론을 주장하기도 했던 조경태는 최고위원이 된 후 문재인 의원과 친노에 대해 더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런 조경태에게 언제부턴가 친노 저격수란 별칭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조경태는 여당 텃밭 부산의 3선 야당 의원이다. 활약에 따라 지역 야권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부산을 본거지로 하는 야권 내 유력 정치세력인 친노를 자신의 우군으로 확보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그러나 조경태의 현실은 고작 친노 저격수다.
 
조경태는 왜 자신의 정치자원이 될 수도 있는 친노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격렬히 대립하는 걸까?
 
조경태는 지난 총선 사하을에서 58.2%를 득표했다. 부산에서 과반수를 넘었다는 건 야권 지지자만 아니라 여권 지지자의 표도 일부 흡수했다는 얘기다. 이런 식으로 고정표인 야권 지지표에 친여 지지자의 표를 흡수한다면 조경태에게 선거는 필승이다. 조경태가 문재인과 친노를 공격하는 것은 친여 지지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선거전략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의심을 뒷받침 하는 조경태의 친여적 정치 행위는 친노 저격수 말고도 제법 있다. 지난 27일 민주당 지도부 비공개 간담회에서 조경태는 국정원 국조를 "비공개로라도 개최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동조한 것이다. 조경태는 2010년 영포회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두둔해(민주당 조경태, 영포회 억울한 측면 있다) 파문을 일으키도 했고 비슷한 시기에 치러진 은평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에게는  "원하시는 일을 성취하시길"이라는 과한 덕담을 트윗으로 날려 야권 지지자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조경태, 이재오 응원글 논란)
 
조경태는 친노에 대한 감정도 분명 있는 것 같다. 조경태는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와중에 필자와의 인터뷰(조경태 3대 혁명을 하겠습니다.)에서 "이런 성과(친여 텃밭 부산에서 야권3선)를 이루었음에도 존중하지 않는 패권주의가 우리 당에 존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여당 텃밭인 부산에서 야당으로 3번 당선된 업적에 대한 평가가 당내에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데 이런 평가절하가 친노의 패권주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선이 정치인에게 중요한 자산이지만 결정적 자산은 아니다. 정치인의 업그레이드에 보다 필요한 건 컨텐츠다. 조경태가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다선의 업적을 내세울 게 아니라 먼저 자신의 컨텐츠를 돌아봐야 한다. 
 
조경태는 미쇠고기 청문회 당시 속시원한 호통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를 이어줄 컨텐츠를 내놓지 못해 관심권에서 사라졌다. 지난 26일 지도부 비공개 간담회에서 조경태는 "나보다 낮은 지지율로 (최고위원에) 당선됐으면서 그런 말을 하느냐"며 유치하게 지지율 등수를 따져 주변의 말문이 막히게 했는데 이는 그의 컨텐츠 부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당 텃밭에서 3선을 한 정치인이라면 지역에서 그에 걸맞은 구심점이 되어야 했는데 조경태는 그러지 못했다. 지난 총선 부산에 온 김영춘 전 의원이 지역 정치 이슈를 주도하고 부산시장 후보에까지 거론되는 활약상에 비하면 조경태의 정치력 부재는 두드러진다. 지역은 정치인에게 성장의 토대다. 이 토대를 잘 다지려면 포용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조경태가 성장에 한계(업적을 존중받지 못하는) 보이는 것은 지역 정치에 실패한 게 그 원인일 수 있다.
 
여당 텃밭에서 3선을 자랑하지만 친노 저격수 조경태가 야권에 얼마나 이익이었을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조경태는 야권의 영남진출 교두보가 아니라 여권 지지자들의 전략적으로 선택일지도 모른다. 조경태는 부산에서 야당에 한 석을 내주는 정치적 생색을 내면서 영남의 다른 지역에 경계심을 주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여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발언도 일삼는 조경태는 여권의 트로이목마가 되어주기도 한다.
 
요즘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조경태는 야권보다 여권이 더 남는 장사로 보인다. 야권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조경태를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기 전에 야권에 남는 장사가 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조경태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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