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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전인 83학년도 대학입시는 학력고사였다. 당시는 체력장 20점까지 포함하여 만점이 340점이었다. 300점 이상이면 왠만한 명문대는 골라 들어갈 수있었는데 대부분 체력장에서 20점 만점을 기본으로 받았기 때문에 필기시험에선 40점 이상 틀리지 않으면 300점의 고득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참고로 83년도 300점 이상은 전체의 0.95%인 6,378명이고 82학년도엔 그보다 훨씬 적은 0.14%의 827명이다.

아래의 표는 83년 1월6일 발행된 한국일보의 입시사정표를 정리한 것이다. 83학년 당시 대입수험생들은 어떤 대학을 선호했는지 알 수 있는데 상위점수대에선 서울대가 싹쓸이하고 있다. 300점 이상은 서울대만 보이고 294점이 되어서야 연대 의예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머지 대학들은 유망학과라도 서울대라 이름붙은 학과들 밑에 간신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완전히 서울대 천하라 할 수있다.  

 

점수

인문계

자연계

315

서울대 법학

 

312

서울대 경제

 

311

 

서울대 전자공

310

 

서울대 기계공, 의예

307

서울대 경영, 정치, 무역, 외교

서울대 산업공, 자연Ⅱ

304

서울대 사회인문Ⅰ, 신문

 

301

 

서울대 전산, 제어계측, 치의예

300

서울대 인문Ⅱ, 영어교육, 국어교육

 

298

 

서울대 항공, 건축, 기계설계, 금속, 전기

296

서울대 인문Ⅲ, 지리, 심리, 불어교육, 독어교육, 역사교육, 인류, 사회, 복지

 

294

 

서울대 화공, 무기재료, 원자학, 토목, 약학 연대 의예

292

서울대 지리교육, 농경제

고대 법학 연대 경영

서울대 자연Ⅰ, Ⅲ, 공업화학, 섬유, 조선, 자원

288

서울대 국민윤리, 가정관리

연대 경제, 영문, 정외, 행정, 응용통계

 

287

 

서울대 자연Ⅳ, 수학교육, 자연Ⅴ,

물리교육 연대 치의예

283

고대 경영, 행정, 경제

연대 신방, 법학, 독문, 불문, 사학, 사회

부산대 영어교육

서울대 화학교육, 식품영양, 농학,

식품공학, 생물교육 고대 의예

연대 전산 카톨릭대 의예

경북대 의예

279

고대 무역, 신방 연대 국민

이대 영문, 사학, 불문

부산대 경영 경북대 법학

 

278

 

서울대 지학교육, 의류 연대 건축, 기계

한양대 의예 부산대 의예, 약학

경북대 치의예

출처 : 1월6일자 한국일보 입시사정표

 

올해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수능배치표는 24년전과 많이 다르다. 2007학년 수능배치표에 따르면 24년전 서울대 학과들이 채웠던 상위커트라인을 각 대학 의예과와 한의학과들이 채우고 있다. 선호학과 top 10에 서울대는 의예과를 제외하고 단 한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24년전 초고득점인 300점 이상에서 놀았던 서울대공대계열은 왠만한 대학 치의대와 한의대는 물론이고 약학 등에도 밀리거나 비슷한 정도의 수준이다.

24년전 대학선호도는 사실 문제가 많다. 그렇게 유망하지 않은 학과이면서 단지 서울대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지방의 의예과보다 훨씬 높은 커트라인을 형성했다는 것은 학벌지상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마 이런 서울대 일극의 입시환경이 조성된 것은 서울대 입학생 숫자로 입시성적을 자랑했던 당시의 학교현실도 일부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대 일극체제가 많이 완화되어 긍정적이긴하지만 올해의 수능배치표도 문제가 있다. 의예와 한의예 등 안정적인 직업을 보장하는 학과가 상위커트라인을 휩쓸어버렸다. 학생들의 선호대학이 학벌지상주의에서 IMF 경제위기 이후에 안전제일주의로 바뀐 것이다. 과연 안전제일주의가 학벌지상주의보다 한국사회에 덜 해로울지 의문이 든다.

24년 뒤, 아니 10년 뒤 정도엔 입시사정표에 학벌지상주의도 안정지상주의도 아닌 다양한 학교의 경쟁력있는 학과들이 입시사정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길 바란다.  


* 83학년 학력고사 입시성적 분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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