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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음원에 이어13일 뮤비까지 기다리던 젠틀맨의 모든 것이 공개되었다. 싸이의 신곡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중독성과 유머코드가 주효했다는 쪽이 있는가 하면 강남스타일의 답습이라며 실망스런 반응을 보이는 쪽도 있다. 내 개인적인 판단은 강남스타일만큼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세계적 히트곡 수준의 인기는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그렇게 예상하는 이유는  4가지다.


첫째, 싸이의 캐릭터가 살아있다. 


싸이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싸이라는 캐릭터다. 사실 싸이의 곡은 싸이라는 캐릭터가 노는 무대일뿐이다. 싸이라는 캐릭터와 만나 효과를 보는 것이지 싸이의 음악 그 자체는 큰 매력은 없다. 팬들이 기다린 건 전세계에서 유일한 싸이라는 캐릭터지 싸이의 음악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젠틀맨도 성공적이다. 싸이는 신곡에서도 한국판 동네 양아치 싸이답게 놀았다. 음악과 어울려 신나게 노는 싸이의 모습을 보며 싸이가 돌아왔음을 팬들이 실감하는 것만으로 싸이의 음악은 성공이다. 


둘째, 이번에도 잘 질렀다. 


싸이의 음악은 감상하거나 리듬에 몸을 싣는 그런 음악이 아니다. 싸이의 노래는 그 이상의 흥을 돋구는 게 있는데 바로 '질러줌'이다. 싸이는 소리만 지르는 게 아니라 몸도 같이 질러준다. 사람들이 싸이의 노래와 안무를 흥겹게 따라하는 것은 바로 이 '질러줌' 때문이다. 싸이는 이번에도 잘 질렀다. '말이야'라는 시원한 후렴구가 곳곳에 배치되어 질러주는 맛을 내고 '뜨아'로 들리는 부분은 독특한' 질러줌'으로 곡에 새로움을 가미했다. 마지막 반복되는 'wet psy'(우리 말로는 외설로 들린다) 부분은 '질러줌'이 강남스타일보다 더 강력했다.


셋째, 역시 패러디 하기 쉽다.


싸이의 음악이 세계적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패러디에 힘입은 바도 크다. 싸이의 뮤비는 패러디 하고 싶고, 하기 쉬웠다. 이번 젠틀맨도 강남스타일만큼 패러디 욕구를 일으키고 또 따라하기 어렵지 않게 만들어졌다. 뮤비가 촬영된 장소는 일상적인 장소고 싸이의 익살스런 연기는 사실 우리가 즐기는 장난들이다. 카메라만 들고 주변의 그런 곳들을 찾아가 그 뻔한 장난을 치고 놀면 싸이처럼 뮤비를 만들 수 있다.  


넷째, 여전히 재밌고 좀 더 쉬워졌다. 


젠틀맨의 가사는 강남스타일의 가사보다 쉽다. 외국인이 따라부르기에 쉽게 한국어 가사에서 골라 썼다. 강남스타일의 말춤은 재밌었지만 따라하기는 쉽지 않았다. 젠틀맨의 아브라카타브라 춤은 재미있으면서 더 쉬워졌다. 곡의 클라이막스에 싸이가 맥주캔을 들고 흔드는 장면은 똑같이 따라할 필요없이 그들만의 광란을 보여주면 그만이다. 유머 요소는 더 많아졌으면서 노래에 참여할 마당은 더 넓어졌다. 


싸이 캐릭터의 힘


젠틀맨만 성공하면 싸이는 앞으로 탄탄대로다. 전세계에 각인된 한국판 동네 양아치 캐릭터를 계속 밀고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걸 캐릭터가 잘 맞아 떨어져 성공한 운이 좋은 경우로 봐선 안된다. 전세계에서 유일한 싸이의 캐릭터는 설정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삶의 철학에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밀어부쳐 싸이답게 살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삶에서도 당당한 캐릭터가 무대에서도 힘을 받는 것이다. 바로 이게 싸이의 세계적 인기의 원천이다.


싸이를 보면 찰리채플린이 생각난다. 음악계의 찰리채플린이 아니라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찰리채플린 말이다. 세계는 수십년 뒤  싸이를 찰리채플린처럼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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