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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서 문재인 후보 다음으로 주목받는 대권 후보는 김두관 지사다. 김두관 지사의 현재 대선 지지율은 5%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관심은 문재인 후보 못지 않다. 김두관 지사가 낮은 지지율에도 주목을 받는 이유는 본선경쟁력 때문이다. 정치평론가 고성국씨는 새누리당 박근혜에게 김두관이 더 힘들 것이라며 대선을 김두관과 박근혜의 싸움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김두관의 본선경쟁력이 높이 평가받는 것은 이미 확인한 영남지역 득표력 덕분이다. 김두관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53%의 득표를 했는데 이는 영남 지역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문재인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55%를 득표하긴 했지만 그건 부산의 극히 일부 지역이고 그것도 야권이 가장 유리하다는 사상인데다 20대 여성 정치인을 상대로 한 결과라는 점에서 김두관만큼의 득표력 확신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여기에 김두관은 문재인이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정치의지와 자기목소리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대선이 여야의 양자 대결에 들어가게 되면 후보들은 본격적으로 정치의지를 드러내고 자기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데 이런 싸움에서는 이미 정치력을 검증받은 김두관에게 더 믿음이 갈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보면 대선 후보로는 문재인보다 김두관이 더 적임일 것 같다. 그러나 김두관이 아직 대선 후보로 본격 거론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김두관의 문제는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고 잠재되어 있다. 만약 본격적인 대선 구도에 뛰어들게 되면 그의 문제가 문재인보다 더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김두관에게도 문재인처럼 네가지를 찾았다. 김두관의 네가지는 문재인과 달리 팩트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불안할 수 있다. 속된 말로 빼도받고 못하기 때문이다. 김두관이 네가지를 6개월 안에 오해로 만들 수 있길 바란다. 김두관의 오해가 그대로 야권의 대선 패인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의심스런 정치노선

 

우리가 잊고 있지만 김두관 지사는 얼마전까지 무소속이었다. 당적을 가지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다 지난 2월 16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김두관 지사의 지금까지 정치 행적은 줄타기라고 할 수도 있다. 자기 주장을 최대한 자제하며 정치세력 사이에서 눈치를 봐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선지 김두관 지사는 신뢰감은 주는것 같지만 동지로서의 연대감은 별로 들지 않는다.

 

김두관 지사에겐 의심스런 정황도 좀 있다. 올해 2월 주간조선엔 "문재인 대통령감 아니다"라는 김두관 지사 인터뷰가 실린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김두관 지사는 사석에서 나눈 얘기를 악의적으로 편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두관 지사가 주간조선 기자와 사석에서 만났고 깊은 심중의 얘기까지 나눴다는 사실은 어떤 해명으로도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자기 주장을 자제하고 정치적 노선을 드러내지 않는 게 지지율 확장엔 이점이 될 수도 있다. 여권에서 김두관 지사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김두관 지사가 여권 지지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확장성에도 제한이 있다. 야권 지지자들을 자꾸 실망시켜 정체성에 대한 의심이 깊어지면 표의 확장성도 제한받는다. 내부의 의심을 받는 후보를 외부에서도 곱게 볼리는 없기 때문이다.

 

 

경남지사 사퇴 논란

 

얼마전까지도 김두관 지사는 출마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었다. 5월21일 김두관 지사를 만난 경남시민단체연대회의 관계자도 "실제 만나 보니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엿보(경남도민일보 5월23일자)"인다고 말했다. 5월 중순까지도 불출마 여지를 남긴 김두관 지사가 출마로 기울게 된 것은 지지율 덕분이다. 김두관 지사 측에선 5%를 출마시점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후 조사에서 그 선을 넘나들기 시작한 것이다. 5%면 비중있는 대권 후보 그룹에 속하게 된다. 가능성 있는 경남 출신 대권 후보의 앞길을 막을 순 없다는 여론도 나오면서 경남도민의 양해도 구하기도 쉬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출구를 찾았다고 경남지사 사퇴 문제가 끝난 건 아니다. 이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일 수밖에 없다. 경남지사 재선거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원인을 제공한 김두관지사는 경남지사 재선거의 영향을 계속해서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김두관 지사가 대선 경선에 실패하면 경남지사 재선거는 급속히 여권으로 쏠릴 것이고 이런 지역 표심은 대선에도 분명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두관 지사가 성공해도 그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다. 경남지사 재선거의 김두관 책임론 이슈는 대선까지 확대되어 김두관 지사를 선거 내내 괴롭힐 수 있다.

 

김두관 지사의 사퇴를 대입해볼 수 있는 사건이 있다. 통합진보당의 손석형 후보가 창원을 국회의원에 도전하기 위해 경남도의원을 사퇴한 사건이 바로 그 것이다. 야권 진영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손석형 후보는 출마를 강행했고 선거기간 내내 도의원 사퇴 논란은 지속되었다. 그 결과 권영길 의원이 재선까지 성공하면서 진보의 성지로까지 불렸던 창원을이 새누리당에게 넘어갔다. 김두관 지사도 이런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대선 내내 지리한 지사 사퇴 논란이 지속되면 지지자들을 지치게 만들어 야권 내부의 결집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새누리당에게 전략적 선택지를 넓혀주는 김두관 지사의 사퇴는 분명히 야권에 마이너스다. 플라스라면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하나 더 들어왔다는 건데 그것도 중도사퇴한 후보가 성공한 예가 없다는 점에서 별 기대가 되지 않는 점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잘 아는 야권 지지자들로선 김두관 지사의 사퇴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불리한 호남 여론

 

김두관 지사의 호남 여론이 나쁜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김두관 지사는 혁신도시의 LH본사 유치 과정에서 호남과 갈등을 빚었다. 김완주 전북 지사가 LH본사의 분산배치를 주장하며 삭발까지 했지만 결국 LH는 경남 진주에 일괄 이전되었다. 이 정도로도 감정이 쌓일 수 있는데 김두관 지사는 여기에 한술 더 떴다. 배려 차원으로 전주에 이전시킨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당시 LH분산배치를 당론으로 내걸었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뒤통수를 맞았다' '배은망덕한 행동' 등의 격앙된 목소리가 쏟아졌다.

 

대선 경쟁이 격화되면 이 문제는 분명히 불거질 것이다. 김두관 지사가 집권해봐야 새누리당과 다를 게 없다는 여론이 호남과 호남 출신 유권자에게 먹혀들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 김두관 지사에게 배은망덕함을 느끼면 지지자들은 투표소에 가는 걸 포기할 수 있다. 김두관 지사가 해남 땅끝마을을 출마선언지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도 이런 여론을 염두에 두고 한 고려일텐데 과연 이런 이벤트가 호남 민심을 얼마나 달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문재인 대체제

 

손학규 후보는 김두관 지사에 대해 문재인의 대체제라고 비판했다. 부인하기 쉽지 않은 말이다. 김두관 지사는 문재인 후보와 PK라는 지역은 물론 친노라는 세력까지 겹친다. 둘 중 누가 야권의 대표로 나서더라도  결과는 비슷할 거라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야권 경선에 둘 다 나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친노가 둘이나 경선에 다투는 것도 친노의 가치에는 맞지 않아 보인다. 누가 양보해야 할까?

 

김두관 지사는 문재인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세배나 낮다. 여기에 도지사 사퇴라는 무리수까지 두고 있다. 나이도 문재인 후보에 비해 많이 적어 싸움이 격해지면 패륜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둘의대결은 김두관에게 삐딱한 시선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두관 지사는 7월10일을 전후로 출마선언을 하겠다고 했다. 그날 이후로 김두관 지사에겐 5개월의 시간이 남는다. 그 시간 동안 지금까지 말한 네가지 오해(?)를 잘 풀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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